[사설] 의혹 줄잇는 ‘김건희 명품 백’ 왜 침묵하나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명품 백을 선물받는 유튜브 영상이 지난 27일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유튜브 채널은 첫날 선물 수수 의혹, 둘째날에는 인사청탁 의혹 등으로 후속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해명을 촉구했고, 여권 내부에서도 대통령실에서 직접 해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해졌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사흘째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침묵은 의혹만 더 키울 뿐이다. 즉각 책임 있는 설명과 입장을 밝혀야 한다.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에서 사전에 선물을 준비했다고 한 점, 김 여사 동의 없이 동영상을 찍은 함정취재가 이뤄진 점은 매우 부적절했다. 취재 윤리에 어긋난 대목이 있고, ‘독수독과론’을 거론하는 여권 인사도 있다. 그럼에도 김 여사가 목사 최모씨에게서 사전 연락을 받고 불러 고가의 명품 선물을 받은 정황이 영상으로 드러난 점은 충격적이다. 선물받은 당사자가 다름 아닌 현직 대통령 배우자인 까닭이다.
이 영상에서는 지난해 9월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300만원 상당의 명품 ‘디올’ 가방을 수령하는 모습이 찍혔다. 최 목사에게 “이걸 자꾸 왜 사오세요”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영상에서 흘러나왔다. 대통령 배우자가 고가의 선물을 받았다면 김영란법(부정청탁방지법) 위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김 여사에게 제기된 논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민주당에선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파헤칠 특검을 추진하고 있다. 김 여사는 대선 중에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대외 활동에서 지인의 도움을 받아 비선 시비가 일었고, 지난 7월엔 리투아니아 순방 도중 명품 매장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명품 백 의혹에서도 최 목사가 어떻게 김 여사 개인사무실에서 면담할 수 있었는지, 보안이 어느 정도로 허술했기에 영상을 몰래 촬영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대통령 주변의 보안·통제시스템이 아예 실종됐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이러고도 제2부속실 폐지를 계속 고집한다면 그 의도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이런 명품 백·인사청탁·비선 의혹은 정부 불신을 키운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더 이상 대통령 주변 일이 정치 갈등과 국론 분열로 번지지 않도록 김 여사는 적극 해명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을 부활시켜 공적인 보좌시스템을 대폭 개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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