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의료용 `대마 종자` 개발하는 교수님… "뇌·염증성 질환에 상당한 효능"

김세희 입력 2023. 11. 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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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증상 유발 THC 0.3% 이하로 줄여 의료목적 활용 연구
용어상 대마·의학용 헴프 구분 제안… "농가재배 가능해야"
이정환 전북대 생명공학과 교수<이정환 교수 제공>
이정환 교수가 함께 일하는 연구원들과 찍은 사진<이정환 교수 제공>

이정환 전북대 생명과학부 교수

"의약용 헴프(hemp·대마)에서 추출된 성분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스병, 헌팅턴병, 우울증 등과 같은 뇌 질환, 염증성 장질환 및 크론병, 당뇨 합병증,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난치성 질환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효용 가치가 상당합니다."

이정환(52·사진) 전북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27일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하는 연구 분야의 미래 가능성을 확신했다. 이 교수는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향정신성 의약물로 익숙한 헴프, 즉 대마를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의약용으로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대마에서 환각증상을 일으키는 성분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을 0.3% 미만으로 감소시키고, 향정신성 작용이 없는 칸나바디올(CBD)을 20% 이상 증진한 '의약용 헴프 종자'를 개발하는 게 이 연구의 핵심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CBD의 효능도 상당하다. 진정, 항허혈, 신경보호, 불안완화, 항암, 소염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CBD 함량이 높은 의료용 대마의 규제를 완화하고 의약품 4종도 개발했다.

그만큼 이 교수의 의약용 헴프 종자 개발 연구는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의 디딤돌 서비스 연구개발(R&D)에도 선정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5일 전북대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사업'의 일환으로 벤처기업 ㈜홉스바이오사이언스를 창업했다"며 "이때부터 '의약용 헴프 소재 개발을 통한 헴프 생산플랫폼 기반 구축'이라는 연구를 기반으로 한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직 연구는 초기 단계다. 그는 "대마는 유전자편집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형질전환시스템이 아직까지 체계적으로 구축돼 있지 않아서 현재 해당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가 그동안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한 연구를 해온 만큼, 이를 응용한다면 연구의 진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교수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농촌진흥청의 '차세대농작물신육종기술개발사업'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유전자 교정 기술을 통해 개화가 늦춰진 청경채(배추과 작물)를 개발하는 연구다.

이 교수는 "내년 하반기에 저희가 타깃으로 하는 유전자가 교정된 의약용 대마 식물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의료용 헴프 종자가 가져올 전망도 밝다. 이 교수는 "식물은 일반적으로 이차대사산물을 만들어 세균, 바이러스, 곤충 등과 같은 침입자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 및 방어하는 기작을 가지고 있다"며 "대마의 경우도 다양한 이차대산물을 만드는 데 대표적인 것이 THC와 CBD"라고 말했다. 이어 "두 가지 물질을 적절하게 혼합하면 난치성희귀질환에 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24일 서울 가톨릭 성모병원에서 개최된 '2023년 대한민국헴프사업공동학술대회'에서는 수술용 마취제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치료와 예방 효능이 더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의약용 헴프와 관련한 규제를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공무·학술연구·제한적 의료목적에 대해서만 일부 허용을 하고 있다. 이 교수도 3년 전 광주 식약처에 학술연구자로 등록했고, 2년마다 실사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2020년 안동에 '경북산업용헴프 규제자유특구'가 설치돼 국내에서 의약용 헴프 연구가 어느 정도 활성화됐다"면서도 "그 외 지역에서는 여전히 규제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법제화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THC함량이 0.3%이하인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그는 "우리보다 앞서 의약용 헴프 산업화를 허용한 캐나다, 미국, 태국 등에서 다양한 법제화가 이뤄졌고, 국내에서도 실정에 맞는 모델을 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난치성 희귀질환을 갖고 있는 환우들의 치료를 위해 빠른 시일내 법제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용어상으로 대마와 의약용 헴프(hemp)를 구분할 것을 제안했다. '대마'라는 단어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부정적인데다 마약 범죄 뉴스에도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범죄에 악용되는 대마와 의약용 대마를 용어상으로 구분짓지 않고 있다. 그는 "예를 들어 캐나다에서는 마리화나(대마초)와 의약용 헴프를 구분한다"며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THC 성분이 0.3%이상이면 마리화나, 그 이하면 헴프"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스마트팜에서 재배가 적합하고, 의약용 성분에 대한 표준화가 가능한 의약용 대마 종자를 개발하는 게 제 목표"라며 "실내 스마트팜 재배 매뉴얼을 구축해 이를 필요로 하는 회사 및 농가에 보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의약용 대마의 표준화 가능 의약용 성분 조절 및 실내 재배 적합 형질(대마 크기, 대마 개화, 꽃 발생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창업한 회사와 연구 그룹에서 의약용 대마 종자 개발을 완벽히 성공한다면 연구자로서 성취감도 느끼고 상당히 영광스러울 것 같다"며 "국내 종자산업과 의료 분야에 하루 빨리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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