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독 환자 급증하는 일본, 한국도 증가세 [데이터인사이트]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일본에서 올해도 매독 감염 환자가 사상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전국에서 보고된 매독 환자 수는 이달 19일 기준 1만 3251명으로 지난해 환자 수 1만 3228명을 넘어서 3년 연속 최대 매독 환자가 발생했다고 NHK가 28일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일본처럼 성매개감염병인 매독을 전수조사하고 있지 않지만, 매독 증상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심평원의 질병 소분류에 따르면, 매독은 모체에서 감염되는 선천매독, 조기매독, 만기매독, 기타 및 상세불명의 매독으로 나뉜다. 이 중 선천적으로 감염된 선천매독과 감염 후 수년이 지난 만기매독을 제외하고, 최근 성접촉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조기매독’과 ‘기타 및 상세불명의 매독’ 질병코드로 치료받은 환자는 2019년에 2만 6881명이었다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 2만 2594명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2021년에는 2만 4997명, 2022년에는 2만 4496명으로 소폭 늘었다.
다만 이는 매독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수를 집계한 것으로, 실제로 국내에 매독이 전파되고 있는지 파악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기존 매독 환자가 계속 병원에 방문할 경우 중복 집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의 학술지 ‘주간 건강과 질병’에 지난 6일 게시된 ‘매독의 전수감시 전환 개정 소개’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매독 신규 발생 증가 추세는 뚜렷하나 국내 감시체계로는 증감 추이를 정확히 조망하는 데 다소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질병청에서는 성 접촉을 매개로 하는 감염병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매독 전수조사를 하고 있는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표본조사를 하고 있다. 질병청에서는 병·의원 및 보건소 등 572곳의 지정된 표본 감시기관에서 매독이 발생하면 신고하도록 하고 있는데, 2020년에는 354건, 2021년 337건, 2022년 401건이 보고돼 증가세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올해의 경우 지난 10월까지 342건이 보고돼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6%가 감소한 상태다.
국회에서는 지난 8월 ‘감염병 예방법’을 개정하고 매독을 표본감시가 아닌 전수 감시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2024년 1월 1일부터는 모든 의료기관에서 매독 환자가 발생하면 보건소에 신고를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일본처럼 개별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가 가능해지고, 어떤 경로를 통해 매독에 감염됐는지 분석하기 쉬워진다.
질병청 학술지에서는 “높은 감염 위험, 중증 합병증, 장기간 전파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매독은 예방-진단-치료-만성관리 연속선 상에서 정책을 수립해야 할 질병”이라며 “전수 감시로 전환되면 모든 발견 사례가 보고되어 국내 매독 발생 상황 전반을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되고, 역학조사를 통해 개별 환자의 인구학적 특성, 병기 및 주요 증상, 노출경로와 접촉자 등 폭넓은 정보 수집을 할 수 있게 되어 좀 더 세밀한 예방·관리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혜선 (hyese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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