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끊이지 않는 ‘장애자녀’ 살해…대책 없나?

최인영 입력 2023. 11. 2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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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에 장애 자녀까지 숨지게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엔 서울 은평구에서 8살 장애 아동을 키우던 30대 엄마가 아들과 함께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처벌만이 능사일까요.

사전에 예방할 수는 없는 건지, 사회부 최인영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지난주 월요일이죠.

엄마가 장애아들을 데리고 자살을 시도한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일 오전 11시쯤 서울 은평구의 한 빌라에서 30대 엄마와 8살 아들이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엄마가 방 안에서 아들을 데리고 자살을 시도한 건데, 아들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엄마는 병원에 이송돼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아들은 1급 중증장애인이었고, 엄마는 이혼 뒤 혼자 아이를 키워왔던 거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30대 엄마는 왜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나요?

[기자]

경찰은 이 여성을 살인 혐의로 입건해 조사해오다 어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는 "혼자서 장애 아이를 키우는 처지를 비관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앞서 한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법원은 여성이 후회하고 있고 정신적 안정이 필요하다며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앵커]

혼자서 장애 아이를 키우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 지자체 지원 등도 받고 있었나요?

[기자]

네, 우선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사건 당일에도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집을 방문했다가 쓰러져있던 이들 모자를 발견하고 신고한 건데요.

활동지원사가 출퇴근 형식으로 집을 방문하면서 일상생활에 도움을 줬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초생활수급 대상 가정이기도 했는데요.

이들이 현재 사는 곳으로 이사 온 지는 한 달 정도 됐는데, 이사를 오면서 주민센터에 요금 감면 등의 상담을 받았다고 합니다.

[앵커]

이런 비극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 앞서 또 어떤 사건들이 있었나요?

[기자]

지난 9월 전남 영암에선 50대 부부와 지적 장애를 지닌 20대 아들 3명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부검 결과 남편이 처자식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울산에서도 지난 추석 명절에 60대 아버지가 30대 아들을 살해하고 투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아들 역시 장애가 있었고, 아버지가 주로 아들을 돌봐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모두 안타까운 상황이긴 하지만 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명백한 '살인'인데, 그동안 법원 판단은 어땠나요?

[기자]

네, 장애 자녀를 살해한 뒤, 함께 목숨을 끊으려다 살아남은 부모들에 대한 법원 판단 5년 치를 KBS가 전수분석 해봤는데요.

10명 중 절반이 넘는 6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대부분 장애 자녀를 키워온 상황을 고려했는데, 자녀를 살해하는 '비속 살해'는 가중처벌 규정이 없단 점도 한몫했습니다.

또 실형을 받았다 해도 모두 징역 4년 이내였습니다.

[앵커]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장애인 자녀를 살해하는 것은 명백한 장애인의 생명권 침해 행위라는 겁니다.

'서사'를 이유로 정당화되면 안 된다는 건데, 장애인 당사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형수/중증 뇌병변 장애인 : "피해자인 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이나 결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죠. 범죄라는 걸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엄벌을 해야만…."]

실제로 지난해 장애 아동 사망 원인 가운데 타살이 7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아동의 5배에 달하는 비중입니다.

[앵커]

그런데 아예 이런 일을 막기 위한 예방의 노력도 우선돼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우리 사회의 복지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어려움은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자녀를 옆에서 계속 돌봐야 하기 때문에 경제 활동에도 제약이 따르고, 그게 곧 생활고로 이어진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장애인 생활 지원 체계 등이 보완돼야 하는 이유인데요.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정재훈/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서비스 자체가 아이가 학교를 가고 끝나면 어디 동선이 있을 것 아니에요. 그 동선을 이제 책임져 주는 거죠. 지역사회 내에서 촘촘하게."]

또 발달장애인의 주거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시범 사업을 확대하는 등 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최인영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신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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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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