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가치투자 전략 완성한 '영혼의 단짝' 멍거 떠났다

김인엽/정인설 2023. 11. 2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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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과 함께 40년 이상 벅셔해서웨이를 이끌어온 찰리 멍거 부회장이 2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멍거 부회장은 버핏 회장과 함께 반평생 투자 철학을 공유해온 친구이자 버핏 회장 못지않은 투자 성과를 낸 월가 최고의 전략가로 불렸다.

멍거 부회장은 버핏 회장의 투자 전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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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최고 전략가' 찰리 멍거 별세…향년 99세
64년 전 지역 사교모임서 만나
이후 벅셔해서웨이 정식 합류
버핏 "우량기업 제값에 사라 조언
멍거 없인 지금의 벅셔도 없다"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벅셔해서웨이의 찰리 멍거 부회장(왼쪽)과 워런 버핏 회장이 2018년 5월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버핏 회장과 40년 넘게 벅셔해서웨이를 이끌어 온 멍거 부회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병원에서 별세했다. /AP연합뉴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과 함께 40년 이상 벅셔해서웨이를 이끌어온 찰리 멍거 부회장이 2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9세.

멍거 부회장은 버핏 회장과 함께 반평생 투자 철학을 공유해온 친구이자 버핏 회장 못지않은 투자 성과를 낸 월가 최고의 전략가로 불렸다. 버핏 회장도 ‘영혼의 단짝’인 멍거 부회장을 보내며 “찰리의 영감과 지혜, 참여가 아니었다면 벅셔해서웨이는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감사함을 나타냈다.

 ○변호사에서 투자자로 변신

벅셔해서웨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멍거 부회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임종을 맞았다”고 밝혔다. 멍거 부회장은 1924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태어났다. 미시간대를 중퇴한 뒤 2차 세계대전 때 공군 장교로 복무했다. 이후 하버드대 로스쿨에 진학해 1948년 졸업했다.

둘의 인연은 1959년 지역 사교 모임인 오마하클럽에서 시작됐다. 둘은 버핏 회장의 스승이자 ‘가치 투자의 아버지’라고 불린 벤저민 그레이엄의 사상을 공유했다. 버핏 회장은 멍거 부회장에게 “부자가 되려면 변호사업보다는 투자가 빠른 길”이라고 조언했다. 이는 1965년 멍거 부회장이 변호사에서 전업 투자자로 변신하는 계기가 됐다. 멍거 부회장은 1976년 벅셔해서웨이에 정식으로 합류했다. 버핏이 벅셔해서웨이 회장으로 취임한 지 1년 만이었다.

 ○가치 투자의 대가로 인정

버핏 회장은 투자 초기 남들이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같이 소외된 저평가 주식을 매수해 차익을 거두는 전략을 취했다. 멍거 부회장은 버핏 회장의 투자 전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그는 버핏 회장에게 “평범한 기업을 환상적인(싼) 값에 사려고 생각하지 말고 환상적인 기업을 찾아 제값에 사라”고 조언했다. 멍거 부회장의 조언을 받아들인 버핏 회장은 1972년 고급 초콜릿 기업 시즈캔디를 순자산의 세 배 가격을 감수하고 인수한 뒤 큰 수익을 낸 것을 시작으로 우량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방식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의 투자 철학이 성과를 낸 대표적인 사례가 코카콜라다. 벅셔해서웨이가 코카콜라를 매수하기 시작한 1988년 코카콜라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로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버핏 회장과 멍거 부회장은 코카콜라의 장기 전망에 비춰봤을 때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카콜라 투자로 벅셔해서웨이가 지난 35년간 거둔 수익률은 2232%로 추정된다.

멍거 부회장은 늘 성실성과 겸손함을 갖추려고 노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는 투자 종목을 처음엔 일부러 과대평가한 뒤 다시 과소평가하면서 중간 가치를 찾으려 했다. 멍거 부회장은 “오랜 시간 공들여 세운 생각을 파괴할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며 “실수를 인정해야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멍거 부회장은 26억달러(약 3조3600억원)의 재산을 남겼다. 결혼 9년 만에 이혼한 첫 번째 부인 낸시 허긴스와의 사이에 세 명의 자녀를 뒀다. 2010년 사별한 두 번째 부인 낸시 배리와는 네 명의 자녀와 양아들 두 명을 뒀다.

김인엽 기자/워싱턴=정인설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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