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은퇴하면 치킨집 차릴까?…교촌치킨 ‘72번’ 소스 붓질 직접 해보니 [푸드360]

입력 2023. 11. 2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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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철학 담은 ‘교촌1991스쿨’ 프로그램
올해 3월부터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확대
29일 오후 경기 오산시 교촌에프앤비 정구관에서 도민수 교촌에프앤비 아띠교육팀장이 교촌 오리지널 치킨에 붓으로 소스를 바르고 있다. 전새날 기자

[헤럴드경제(오산)=전새날 기자] 180도 뜨거운 기름에 하얀 반죽을 입힌 닭 조각을 넣었다. 기름방울이 튀지 않게 조심스레 두 번 치킨을 튀겨냈다. 집게로 붙잡은 조각을 간장 마늘 소스를 묻힌 붓으로 꼼꼼히 발라줬다. 치킨 한 박스를 직접 만들고나니 ‘결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29일 오후 경기 오산시 교촌에프앤비 교육 및 R&D센터 정구관에서 열린 ‘교촌1991스쿨’. 교촌치킨은 교촌1991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교촌1991스쿨은 튀김, 소스도포(붓질), 포장 등 교촌치킨의 제조 과정 전반을 체험하며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교촌치킨에는 ‘닭이 작고 양이 적다. 배달은 느리고 맛은 짜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교촌치킨은 ‘교촌1991스쿨’을 통해 직접 치킨을 만들어봄으로써 교촌을 둘러싼 각종 오해를 자연스레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을 맡은 도민수 교촌에프앤비 아띠교육팀장은 가장 먼저 24시간 숙성한 닭 한 마리를 저울에 올렸다. 저울에는 935g이라는 무게가 찍혔다. 도 팀장은 “통상 10호 크기의 닭 1㎏을 한 마리로 보는데, 패키징 등 무게가 포함돼있다”며 “교촌은 닭의 순수한 무게만을 기준으로 920g을 한 마리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킨을 만드는 모든 과정은 ‘정직과 신뢰’라는 교촌의 브랜드 철학이 담겨있다. 도 팀장은 반죽 과정을 설명하며 “튀김반죽이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묽어보이는데, 튀김옷을 얇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튀김옷이 얇을수록 기름과 수분이 잘 빠지게 된다”고 부연했다.

29일 오후 경기 오산시 교촌에프앤비 정구관에서 도민수 교촌에프앤비 아띠교육팀장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전새날 기자

반죽이 완성되면 180도 기름에서 1차로 총 21조각의 닭을 튀기는 과정이 시작된다. 교촌은 기름과 수분을 빼서 만족스러운 맛을 위해 더 작게 조각을 나눴다. 닭다리 하나조차 두 조각으로 분리되어 있다. 도 팀장은 “닭다리를 분리하지 않고 만들면 노동비,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고 닭다리가 작아 보이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다리나 날갯살은 기름이 많기 때문에 교촌 본연의 느끼하지 않은 맛을 살리기 위해 닭다리를 분리해 튀긴다”고 했다.

교촌은 최소 12분에서 많게는 25분의 시간을 들여 치킨을 튀긴다. 닭기름을 많이 뽑아내 담백한 치킨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날 만든 오리지널 교촌치킨은 1차때 10분, 2차때 2분을 튀겨 만들었다. 도 팀장은 “보통 150~160도에서 치킨을 튀기는 곳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고온에서 튀기는 것은 닭기름을 뽑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9일 오후 경기 오산시 교촌에프앤비 정구관에서 기자가 직접 치킨을 튀기고 있다. 전새날 기자

교촌이 맛을 위해 강조하는 특별한 조리법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1991년 개업 때부터 해온 치킨 성형 작업이다. 1차로 닭을 튀긴 뒤 뜰채에 치킨을 담아 흔든다. 울퉁불퉁한 표면 모양을 다듬으면서도 기름지지 않고 담백한 치킨을 제공하기 위한 단계다. 또 다른 한 가지는 1차 튀김 때 빼지 못한 기름과 수분을 한번 더 빼는 2차 튀김 작업이다.

2차 튀김과정까지 마친 뒤 저울에 올려 잰 무게는 644g이었다. 교촌이 고수하는 방법으로 조리를 하자 약 300g 가까운 양의 기름과 수분이 빠졌다. 작은 닭을 쓴다는 비판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교촌의 설명이 이어진다.

교촌은 소스 작업도 3·3·3의 법칙에 따라 바른다. 전용 붓을 3㎝이상 소스에 푹 담근 후 3번 털어주고 한 면당 3회 이상 바르는 방식이다.

교촌1991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만든 교촌 오리지널 치킨. 전새날 기자

직접 만든 치킨을 완성할 때까지는 교육부터 약 1시간의 시간이 소요됐다. 도 팀장은 “실제 매장에서는 하루에 80마리 정도를 소화하는데, 주문 시간대는 몰려있는 편이라 2~3시간 안에 80마리 정도를 만들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교촌은 신규 임직원 및 가맹점주를 대상으로만 진행하던 교촌1991스쿨을 올해 3월부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확대했다. 15~20명 정원인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총 17회를 진행했다.

또 참여를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전국에 거점 교육센터를 마련하고 있다. 교촌은 앞으로도 교육 센터를 추가 개소해 많은 소비자가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도록 힘쓴다는 방침이다.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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