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등록 ‘고성 829GP’의기구한 운명…北 가칠봉GP와 최우선 복원될듯[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금강산전망대GP 이름도. DMZ내 아측 첫 GP… 북 GP와 최근접 GP
군 관계자 “일부 복원 아냐…북한이 하면 우리도 맞대응”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북한이 우리의 9·19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를 빌미로 비무장지대(DMZ) 내 파괴 또는 병력을 철수한 11개 최전방 감시초소(GP)에 감시소를 설치하는 등 복원을 진행하는 가운데 우리 측도 북한에 맞대응해 철거 GP(원형 보존 1개) 복원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남북 합의에 따라 원형 보존에 합의해 파괴 없이 병력만 철수한 가칠봉 GP를 복원 중인 가운데 우리도 문화재로 등록한 보존 GP인 고성 829 GP 우선 복원을 추진 중이다.
금강산 전망대 GP로 불리기도 한 고성 829 GP의 파란만장한 역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성 829GP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후 DMZ 내 남측 지역에 처음으로 설치된 GP다. 2019년에는 문화재청에 의해 문화재(통일역사유물)로도 등록됐다.
군 당국이 829 GP부터 복원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는 작전적으로 중요한 동부전선 최동북단에 있기 때문이다. 829GP는 북한 GP와의 거리가 580m로 DMZ 내 남북 모든 GP를 통틀어 가장 가깝다. 북측도 고성 829GP 맞은편에 있는 북한군 철수 가칠봉 GP의 복원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파괴 또는 철수한 11개 최전방 GP 중 강원도 고성에 있는 ‘원형 보존 GP’부터 복원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29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2018년에 체결된 9·19 군사합의에 따라 인력과 장비 등이 철수했지만 원형 그대로 보존된 고성 ‘829GP’(옛 369GP)를 복원할 방침이다.
남북은 5년 전 군사합의에 따라 DMZ 내에서 운영 중이던 각각 11개 GP 중 10개를 완전히 파괴했고, 1개씩은 병력과 장비는 철수하되 원형은 보존했다. 당시 남북은 비무장지대 내 1㎞ 이내 양측 GP 11곳을 철수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철수 절차가 끝나면서 비무장지대 내 GP는 북측이 160여개에서 150여개로, 남측은 60여개에서 50여개로 각각 줄었다.
DMZ 내 고립된 요새로, 작은 철옹성으로 불리는 GP는 전쟁과 평화의 양면성을 지닌 상징적 군사 시설물이다. 군사전략적으로 한반도 분단의 경계선에 자리 잡은 첨병으로서의 군사적 상징물임과 동시에, 남북 화해시대 철거 당시에는 평화통일 후 분단시대를 증언해줄 관광·역사유적지로서의 이중성을 갖고 있었다.
당시 철거로 사라질 운명에 놓였던 고성 금강산전망대 GP,이른바 고성 829GP의 원형보존 결정이 내려진 배경에 는 국민의힘(당시 바른미래당)국방위원회 하태경 의원의 노력이 컸다.
남북은 9·19 군사부문 합의에 따라 DMZ 내 GP를 11개씩 상호 철수하기로 했다가 보존가치가 있는 1개씩의 GP는 원형을 보존하기로 결정했고, 남측에서는 고성 829GP가 최종 ‘생존자’로 결정됐다. 당시 국방부는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고 동시에 금강산과 동해안, 감호 등과 연계해 평화적 이용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으로, 동해선 남북도로와 근접해 접근성 또한 뛰어난 장소인 고성GP를 원형보존 결정했다.
하태경 의원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GP 시설에 대해 철거 전 두 정상이 직접 방문해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 의원은 "GP를 무조건 파괴할 것이 아니라 GP를 포함한 DMZ가 세계 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보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독일 베를린장벽 철거 후 뒤늦게 역사유적지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지금은 전 세계인이 찾는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고 주장해 받아들여졌다. 평화정착 후 GP 시설을 평화박물관으로 바꾸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GP는 집라인으로 연결한다면 연간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게 될 것이란 주장도 어필했다.
2020년 11월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 귀순한 탈북민이 1년여 만에 다시 월북하는 사건이 벌어진 지역도 고성 829 GP 인근이다. 아울러 고성 829 GP는 원형이 보존돼 있기 때문에 병력과 장비 등을 투입해 GP 기능을 복원하기도 용이하다.
군 당국은 고성 보존 GP부터 복원을 추진하고 나머지 파괴된 10개 GP는 북한군의 11개 파괴·철수 GP 복원 작업을 보면서 맞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부 GP만 복원하는 것은 아니다"며 "상대방(북한)이 복원하면 우리도 맞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9·19 군사합의 당시 군이 작전적으로 중요하다는 이유로 폐쇄에 반대했던 GP들이 우선 복원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군의 한 관계자는 "군사합의 체결 당시 (전방에 배치된) 사단별로 정보작전 차원에서 GP 폐쇄에 반대하는 의견들은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우리 정부가 자신들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따른 대응조치로 22일 9·19 군사합의 중 ‘비행금지구역 설정’(제1조 3항)의 효력을 정지하자, 이튿날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이어 지난 24일부터 9·19 군사합의로 파괴하거나 철수한 11개 GP에 병력을 투입해 감시소를 설치하고 진지를 구축했으며, 무반동총 등 중화기도 반입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파괴·철수 GP 복원에 따른 상응 조치로 남측 파괴·철수 GP의 복원을 검토해왔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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