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빅리그로 떠나지만...'영웅 군단' 중심 '국대 캡틴'이 이어 받는다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바람의 손자'는 떠나지만 2024시즌 키움 히어로즈 중심에는 김혜성이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그랜드볼륨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을 개최했다. 키움 김혜성은 올해 신설된 KBO 수비상 2루수 부문을 수상했다.
김혜성은 문촌초-동산중-동산고를 거쳐 2017년 2차 1라운드 전체 7번으로 넥센 히어로즈(現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후 곧바로 1군 무대를 밟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빛을 본 것은 2018년부터다. 2018시즌 김혜성은 136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270 5홈런 45타점 79득점 31도루를 올리며 첫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2019시즌과 2020시즌에도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은 김혜성은 2021년 프로 데뷔 후 첫 3할 이상, 지난 시즌에도 0.318로 타율을 유지했다. 2021시즌 유격수 부문에서 첫 골든글러브를, 2022시즌 2루수로 두 번째 골든글러브를 획득하며 KBO리그 최초 유격수와 2루수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은 선수가 됐다.
그리고 올 시즌 타율 0.335 7홈런 57타점 104득점 25도루 OPS 0.842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6년 연속 20도루 이상을 기록했고, 전년도보다 3루타를 제외한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발전을 이뤘다. 타자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도 6.19로 한화 이글스 노시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승선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23 등 굵직한 국제 대회도 경험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 주장을 역임하며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힘을 보탰다. APBC 2023에서도 대표팀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올 시즌 김혜성의 활약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김혜성은 올 시즌 붙박이 2루수로 출전했다. 유격수 시절과 달리 2루에서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줬고, 약점으로 꼽힌 송구 불안도 많이 줄었다. 결국 김혜성은 올 시즌 신설된 투표 점수 75점과 수비 기록 점수 20점으로 총점 95점으로 KBO 수비상 2루수 부문을 차지했다.
수상 후 김혜성은 "수비상을 만들어주신 KBO 관계자분들께 너무 감사하고 현장에서 투표해 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일단 처음 생긴 상이다 보니 욕심이 났는데 이렇게 받게 돼서 너무 기쁘고, 고등학교 때 정재준 코치님이 가장 생각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2021년 도루상에 이어 두 번째 타격 타이틀 홀더도 따낼 수 있었다. 김혜성은 타격왕을 차지한 손아섭(0.339)과 단 4리 차이로 3위에 랭크됐으며 최다 안타상에서 단 1개 차이로 손아섭(187안타)에게 밀렸다. 득점상에서는 109득점의 홍창기에 5개 모자란 2위, 출루율은 0.396으로 5위를 기록했다. 김혜성 입장에서도 상당히 아쉬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김혜성은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팀의 핵심 타자이자 올 시즌 주장이었던 '입단 동기' 이정후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며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2024시즌은 올해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던 키움과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김혜성에게도 중요하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후보기도 하다. 김하성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이정후 다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후보로 김혜성을 꼽았다. 2024시즌을 마치면 포스팅을 통해 키움의 허락을 얻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릴 수 있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지난 22일 마이데일리와 전화 통화에서 "선수가 원하는 걸 막지 않는다. 내년 시즌을 잘 치러야 한다"고 했다. 김혜성도 APBC 귀국 후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했다.
과연 이정후가 빠진 자리를 대표팀 주장 출신 김혜성이 잘 메우며 2024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빅리그 진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