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한동훈 테마주 아니에요”… 해명 공시에도 개미는 더 샀다

소가윤 기자 2023. 11. 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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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새 주가 100% 뛴 덕성, 개인 55억원 순매수
“테마주들 정치 무연관성 알아도 단타로 이익 추구”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테마주 매수 광풍이 불고 있다. 회사 측에서 연관성을 부인하는 공시를 내도 개인은 오히려 순매수세를 보였다. 주도주가 없는 증시에서 테마주 단타 매매로 수익을 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사업적 연관성 없이 인맥으로 연결된 경우가 많고 단기간에 급락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조선 DB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덕성은 전일보다 1220원(11.90%) 내린 9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덕성은 한동훈 장관의 출마설이 불거지면서 이달 21일 5000원대에서 일주일 만에 100%가량 급등하면서 전날 1만원대에 오르기도 했다. 우선주인 덕성우는 지난 22~28일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급등해 이날 거래정지됐다.

덕성은 대표이사와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덕성은 스포츠용품과 가구 등에 사용되는 합성피혁을 생산하는 회사다. 최근 주가 급등에 대해 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하자, 덕성은 지난 27일 사업 내용이 정치 테마주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회사의 해명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해당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개인은 덕성이 해명 공시를 한 다음 날인 28일, 6억69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공시가 나오기 전 2억1800만원어치 순매수한 것보다 규모가 되레 컸다. 반대로 외국인은 개인이 순매수 규모를 늘린 28일에 7억20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개인은 1억2200만원어치를 팔았지만,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일주일간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55억7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54억13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사진 한 장에 한 장관 테마주로 엮인 대상홀딩스와 대상홀딩스우 주가가 연일 급등하자 다른 테마주에도 희망을 품는 모습이다. 대상홀딩스는 배우 이정재 씨와 한 장관이 서울 서초구에 있는 갈빗집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주가가 올랐다.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이 이정재씨와 연인 관계라는 이유에서다.

배우 이정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사진 오른쪽)이 서초구 한 식당 앞에서 찍힌 것으로 보이는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덕성은 정치가 아닌 다른 테마주에도 얽혔던 적이 있다. 올해 8월에 과거 초전도체 연구를 했다는 이유에서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였다. 윤석열 대통령 테마주에 포함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사외이사가 학연과 지연으로 엮였다는 점에서다.

개인은 주가가 하락세인 다른 한동훈 장관 테마주도 매수하는 중이다. 개인은 이날 극동유화를 9억38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7억3800만원어치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극동유화는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컬럼비아 로스쿨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였다. 극동유화 주가는 이달 22~29일 일주일 동안 11.11% 하락했다.

정치인 테마주의 가격 거품은 빠르게 가라앉는다.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선거 직전 주가가 폭락하는 식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된 이스타코는 선거 직전 9% 하락했는데, 이는 8개월 전 장 중 최고가보다 85% 급락한 수준이었다. 윤석열 테마주로 묶인 NE능률도 대선 하루 전 17% 떨어졌다.

증권가에선 테마주 투자자들이 해당 정치인과 종목의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고 본다. 다만 단타로 이익을 얻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증시에서 반도체와 이차전지 관련주가 정체되는 등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개인의 수급이 테마주로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승하던 주도주가 빠지자 빨리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투자 심리 때문에 단기 상승률이 높은 정치 테마주에 몰렸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텔레그램이나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많아지면서 정보를 빨리 입수해 매매차익을 챙길 수 있다고 여기는 투자자가 늘었다”고 했다.

테마주 쏠림 현상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 대형주도 주춤한 상황”이라며 “테마주는 실적 개선이 없는데도 올라가는 일이 많은 만큼 총선과 대통령실 인사 개편 등의 이벤트에 따라 당분간 들썩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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