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단짝` 멍거가 남긴 투자조언은?…"항상 뒤집어 생각하라"
한국인에 대해서는 "10년 넘게 주 84시간 근무" 평가도
버핏 "멍거 없었다면 현 지위 못 쌓았을 것"…애도 이어져
워런 버핏의 '단짝'이던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이하 버크셔) 부회장이 28일(현지시간) 향년 99세로 별세하면서 그와 버핏의 관계를 비롯해 그의 생전 투자 조언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멍거는 생전에 '능력의 범위'를 강조한 버핏과 마찬가지로 실수를 피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문지식과 강점이 있는 범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멍거 부회장은 자신의 전문지식과 강점이 있는 범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그다지 똑똑하지 않지만 우리가 어느 부문에서 똑똑한지는 안다. 이는 실제 지능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낚시의 첫 번째 규칙은 물고기가 있는 곳에서 낚시하는 것이고 두 번째 규칙은 첫 번째 규칙을 절대 잊지 않는 것이라고 한 친구가 말했다"는 말도 남겼다.
그는 주식 분산 투자에 대해서는 "미쳤다"고 할 만큼 비판적이었으며, 큰돈을 벌려면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면서 "큰돈은 사고파는 게 아니라 기다림 속에 있다"고 충고했다.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관론자였던 그는 가상화폐에 대해 "사기와 망상의 나쁜 조합", "바보 같고 사악한 것", "비트코인은 쥐약" 등의 강한 어조의 비판과 함께 가상화폐 거래 금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멍거 부회장이 '항상 뒤집어 생각하라', '다차원적으로 사고하라', '실수를 받아들이라', '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아이디어를 부수라'는 조언도 했다고 덧붙였다.
멍거 부회장은 이달 초 인터뷰를 한 뒤 이날 방영된 미 CNBC 인터뷰에서 "버크셔가 수천억 달러를 갖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놀라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멍거 부회장은 1959년부터 버핏 버크셔 회장과 알게 됐고, 1978년 버핏이 방직공장을 인수해 세운 버크셔에 부회장으로 합류했으며 버크셔는 7천850억 달러 규모 투자회사로 성장했다.
그는 자신과 버핏의 성공 요인에 대해 "우리는 대다수 사람보다 조금 덜 미쳤었고(crazy), 이건 정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90대까지 살다 보니 대다수 사람보다 훨씬 긴 운용 시간이 있었다"면서 "덕분에 시시했던 시작에서부터 90대에 이르기까지 긴 이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몇 년 전 버핏에게 "자신의 부고를 쓰고 싶은 대로 쓰고 그에 맞게 살아야 한다. 그것들을 보고 거꾸로 살아야 한다"고 했던 조언을 상기하며 "끝에서부터 시작하는 건 나쁜 생각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멍거 부회장의 어록을 모은 '찰리 멍거의 말들'에는 한국에 대한 그의 평가도 담겨 있다. 이 서적에 따르면 그는 "한국인들은 무(無)에서 자동차 산업을 이뤘다. 그들은 10년 넘게 초과근무 수당(overtime) 없이 주 84시간을 일했다"면서 "모든 한국 아이는 '타이거 맘'에 이끌려 초등학교 하교 후 가정교사와 하루 4시간씩 꼬박 공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들에게 지는 게 놀라운가? 당신이 완전히 바보인 경우에나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4년 독일 경제지 인터뷰에서도 가장 큰 투자 기회가 있는 곳에 관한 질문에 "아시아, 우선으로 한국과 중국"이라면서 "두 국가는 나에게 새로운 독일과 같다"고 말했다.
버핏은 투자 서한을 통해 수십 년에 걸쳐 멍거 부회장에 대한 신뢰를 확인한 바 있다.
버핏은 2000년 투자 서한에서 멍거 부회장에 대해 "내가 아는 누구보다 경영경제학과 투자 문제에 대해 잘 생각한다"면서 "수년간 그의 말을 들으며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말했다.
1989년 서한에서는 "적정 기업을 엄청난 가격에 사는 것보다 엄청난 회사를 적정 가격에 사는 게 훨씬 낫다. 멍거 부회장은 이를 일찍 이해했고 나는 느리게 배웠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서한에서는 "멍거 부회장은 매우 닮았다고 본다. 하지만 내가 이를 설명하는 데 한 페이지가 든다면 그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버핏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멍거 부회장의 영감과 지혜, 참여가 없었더라면 버크셔는 지금과 같은 지위를 결코 쌓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투자 업계에서는 '투자의 진정한 명인' '거인이 갔다'는 등의 애도 발언이 이어졌다.
버크셔가 주유 주주인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비즈니스계의 거인이자 세계에 대한 예리한 관찰자였다"면서 명복을 빌었다. 노희근기자 hkr122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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