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YWCA에서 30년, 후배 성장 발판 되고 싶어"
지난해 박에스더 상 수상, 실무자에겐 귀한 상
하나님 말씀 안에서 더 나은 세상 만드는 YWCA 되길
"힘들 때마다 신앙이 나를 버티게 해"
관객커넥터 명함으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일 원해
■ 방송일시 : 2023년 11월 25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서귀포YWCA 이신선 사무총장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서귀포YWCA 이신선 사무총장을 제주CBS 목회자 기자인 서귀포성결교회 이기원 목사가 만나봅니다.
◆이기원> 서귀포YWCA가 창립된 지 30년이 넘었더라고요. 사무총장님은 언제부터 이곳에서 일을 하셨습니까?
◇이신선> 서귀포YWCA는 1992년 6월에 창립 돼서 31년째 됐고요. 창립할 때 서귀포의 각 교회별로 이사님들을 추천받아서 기독교 여성 30명이 중심이 된, 서귀포 지역의 시민단체로의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저는 창립 초기에 다른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주말마다 이곳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다가 1994년부터 일을 했고, 올해로 만 30년째 실무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기원> 그 공로를 인정받아서 지난해 박에스더 상을 수상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상인가요.
◇이신선> 한국YWCA 창립 100주년을 맞아서 박에스더 상을 수상했습니다. 박에스더 상은 한국YWCA가 한국에 처음 들어올 때 활동했던 에스더 선생님을 닮아 모범적이고 헌신적인 활동가들에게 주는 상입니다.
지금까지 수상자가 10명이 안되기 때문에 실무자에게는 귀한 상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서귀포YWCA를 이렇게까지 만들어 놓은 실무자들과 이사님들의 공을 제가 대신 받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기원> 서귀포YWCA가 어떤 일들을 감당하고 있습니까.
◇이신선> YWCA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청소년 운동, 여성 운동, 정의 생명 평화 기독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창립 초기부터 하나님 말씀 안에서 더 나은 세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고요.
창립 초기에는 문화관광부에 청소년 단체로 등록이 되어 있었습니다. 맨 앞 글자 Y가 그걸 의미하고요. 그래서 청소년, 청년 운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유해환경감시단, 청소년 문화 선도를 위한 문화체험 활동, 청소년 공연 등 청소년을 위한 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W는 여성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기독교 여성들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위한 교육이나 직업 훈련 등으로 전문성을 키워왔습니다. C는 크리스천으로, 기독 생명사랑 운동을 실천하기 위해서 환경활동가 양성으로 시민과 함께 활동하고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생명 나눔 봉사의 정신을 가지고 정의 평화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A는 함께하는 회원들이 주축이 돼서 회원 활동을 펼친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 시대마다 요구하는 것들이 다르더라고요. 과거에는 바른 삶 실천 운동, 소비 촉진 운동, 아나바다 운동 이런 시민 참여로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활동들을 지속해 왔습니다.
◆이기원> 과거를 돌아보면서 이 일만큼은 나에게 보람 있고 가치 있었다고 손꼽을 만한 사역이 있습니까.
◇이신선> 원래 관심 분야가 교육입니다. 교육을 통해서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성장하게 하는 것들이 좋았습니다. YWCA가 했던 일들도 제 생각과 무관하지 않더라고요. 여성들이 와서 교육받고 일자리를 갖게 하고, 그 일자리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하는 일들을 해왔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 독서지도사 양성 과정을 만들어서 여성들이 학교의 독서지도사로 나갈 수 있게 했던 일들이 의미 있었습니다.
저희들이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교육과정을 개설하기 시작했는데요. 요즘은 제주시에서도 넘어와 교육을 받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교육의 불모지인 서귀포에서 시작한 일들이라 저한테는 보람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기원> YWCA는 대사회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단체니까요. 제주나 서귀포가 어떤 사회가 되길 바라는지, 또 그런 부분에서 어떻게 공헌하고 싶은지 나눠주시죠.
◇이신선> 제주시나 서귀포시에 사는 분들이 누구나 행복한 도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는 사회, 돌봄이 가능한 사회, 그리고 공동체가 살아 움직이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고요. 그래서 일자리 관련 교육도 하지만 일자리 관련 상담 교육과 취업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일을 최근에는 제일 많이 하고 있어요.
안전한 제주를 위해서 대중매체 모니터링 사업이라든가 공공화장실의 안심벨과 관련한 모니터링 사업들도 진행합니다. 특히 여성 1인 사업장에 여성 안심벨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무인택배함도 운영합니다.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되는 제주를 위한 아이돌봄 양성교육 기관이기도 하고, 장애인 활동 지원사 교육기관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들도 하고 있습니다.
◆이기원> 신앙적인 얘기를 나눠보고 싶은데요. 현재 서귀포중앙교회를 다니고 있죠. 어떻게 이 교회를 다니게 됐습니까.
◇이신선>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다니게 됐는데요. 서귀포중앙교회를 다닌 지는 50년 가까이 됐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밖에서 놀 만한 일들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교육받고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교회였습니다. 주일학교 중고등부, 청년부를 거치면서 교회 내에서 훈련받은 리더십이 있었고, 그런 기간들을 통해서 사회의 일들을 감당할 수 있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기원> 예수님을 만나고 삶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이신선>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한라산 기도원 부흥집회에 참석한 게 가장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엄청 뜨겁게 기도하고 눈물 흘렸던 기억들이 나는데요. 그때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받은 영감이 지금도 많이 생각납니다.
또 제가 다닌 고등학교는 일반 학교인데도 불구하고 성탄절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래서 교회 다니는 친구들끼리 음악실에 모여서 예배드리고 헌금하고 그걸 가지고 학교에 있는 큰 나무에 성탄트리를 만드는 일들을 했습니다. 이런 역할들을 과감하게 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제가 중학생 때 어른들과 같이 부흥회에서 호흡하며 나눴던 뜨거운 신앙의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기원> 지금까지 신앙생활 하면서 믿음의 위기가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까.
◇이신선> 가장 컸던 어려움은 신앙이 없는 사람과 결혼해서 교회에서 나란히 부부가 앉아 예배드리는 모습이 너무 예뻐 보이고 부러워질 때였습니다.
남편은 결혼하기 위해서 교회를 1년 다니고 결혼하고 나니까 안 나오더라고요. 지금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는 않아도 찬송가를 듣고 있고, 성경 말씀도 봐요. 성경구절을 대비해서 말을 할 때는 이분이 그냥 자연스럽게 기독교 문화에 녹아들어간다는 생각을 합니다.
YWCA가 기독단체잖아요. 특히 아침마다 예배를 드린다는 게 너무 좋았는데요. 코로나를 지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생기고, 의무감으로 드려지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상황들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이기원> 사회적인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신앙인으로서의 부담감은 혹시 없습니까.
◇이신선> YWCA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알기 때문에 크게 부담을 느끼진 않았지만 스스로가 부담을 가졌던 것 같아요. 어떤 사안이 있을 때 나는 기독교인이니까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배려하는 마음이 커야 되고 좀 더 포용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스스로의 규격이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30년 동안 이렇게 열심히 일할 수 있었던 건, 제 뒤의 또 다른 여성, 저희 친정 어머니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3년 전에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시고 제가 살림을 해야 하면서 너무 힘드니까 어머니한테 짜증도 내곤 했는데요. 이럴 때 제가 기독교인으로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실천하면서 살지 못한다는 생각에 힘이 들었습니다.
◆이기원> 사무총장으로서 YWCA에 대한 계획과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주님 안에서의 계획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이신선> YWCA가 생명을 살리고 사람을 키우는 곳이라는 모토를 갖고 일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이곳에서 성장한 것처럼 후배들도 성장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감당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관계를 맺어왔던 많은 사람들과 관객 커넥터라는 명함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수많은 경험들과 알고 있는 사람들이 필요한 곳에 서로가 연계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또 YWCA가 100년을 이어온 것처럼 앞으로 100년 동안도 지역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제가 30년 동안 일해 온 곳이기 때문에 앞으로 30년을 또 함께 기도하면서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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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PD ymi7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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