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사교육 잡으러 서울 초등학교에 AI로봇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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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로봇 영어 선생님'을 내년부터 일부 학교에 배치한다.
로봇은 영어 공교육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3학년 수업부터 활용된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이 로봇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면서 영어 공부 동기도 높아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내년 5개 학교에 로봇을 시범 운영한 후 2025년엔 원어민 보조교사가 없는 시내 초등학교 167개교에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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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취약한 '영어 말하기' 보완에 집중
"학생 얼굴 인식해 수준별 회화 학습 목표"
50억 투입... 비용 대비 효과성은 검증 필요
서울시교육청이 '로봇 영어 선생님'을 내년부터 일부 학교에 배치한다. 아이들이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내장된 로봇과 대화하며 '영어 말하기 울렁증'을 극복하게 하고, 이를 통해 영어 사교육 수요도 줄인다는 목표다.
시교육청은 29일 AI 기반 학습 지원을 골자로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엔 공교육에서 상대적으로 익히기 어려운 영어 말하기 능력을 키우는 방안이 다수 포함됐다.
우선 내년에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AI 로봇을 시내 초·중학교 5곳에 한 대씩 배치하고, 3개 학교에는 휴대폰·태블릿 등 스마트기기를 통해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챗봇을 시범 도입한다. 또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 배치를 확대해 희망하는 모든 공립 초등학교에 한 명씩 배치하고, 학생 수가 많은 학교에는 2명을 두기로 했다.
'로봇 선생님'에 맡겨진 역할은 원어민 교사와 유사하다. 식당에서 볼 수 있는 서빙 로봇과 유사한 외형의 기기에 일상적 영어 대화가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예정이다. 교사가 영어 수업을 진행할 때 교실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에게 맞춤형 회화 지도를 할 수 있을 거란 설명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 얼굴을 인식해 철수가 지나가면 철수의 수준에 맞는 대화를 건네는 로봇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은 영어 공교육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3학년 수업부터 활용된다. 조기 영어 교육이 아동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공교육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초등 1·2학년 때부터 로봇을 투입해 '영어 선행학습'을 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이 로봇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면서 영어 공부 동기도 높아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내년 5개 학교에 로봇을 시범 운영한 후 2025년엔 원어민 보조교사가 없는 시내 초등학교 167개교에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비용 대비 효용은 추후 면밀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2025년까지 로봇 배치에 드는 비용을 50억 원으로 추산했는데, 한 대당 3,000만 원가량이 드는 셈이다. 로봇이 아직 개발 단계라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이보다 많은 예산이 들 수도 있다. 이와 비교해, 시교육청이 내년 상반기 원어민 보조교사 446명을 배치하는 데 책정한 예산은 약 183억 원으로, 교사 1인당 배정 예산은 약 4,100만 원이다.
이번 방안에는 내년부터 초등학교 새 학기를 앞두고 영어전담교사가 정해지면 2월에 이들을 대상으로 집중 연수를 진행해 에듀테크(AI 등 기술 활용 교육) 기반 수업 사례를 공유한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시교육청은 파닉스(말소리 중심 영어교육법)처럼 기초영어 실력을 증진할 교육 자료를 자체 개발해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 보급, 학생들의 영어 실력 격차를 줄일 계획이다.
이 같은 시도가 영어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는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영어는 예체능을 제외한 일반 교과 가운데 초등학생 시기에 사교육비가 가장 많이 드는 과목으로, 지난해 조사에선 초등학생 1인당 월 10만8,000원을 영어 사교육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초중고생의 월평균 영어 사교육비는 2019년 12만 원에서 지난해 17만4,000원으로 증가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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