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남부 공격하면 "지옥의 전투"…美 자제 촉구(상보)

김예슬 기자 2023. 11. 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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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국장·모사드 수장·카타르 총리 등 휴전 관련 만남
"이스라엘, 남쪽 공격할 시 세상의 분노 더욱 커질 것"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칸유니스 지역 동부의 한 마을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무너져 초토화된 모습. 2023.11.27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공격에 신중해지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휴전이 끝난 뒤에도 군사 작전을 이어가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가자 북부를 포위한 이스라엘군이 남쪽에서도 유사한 작전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고위 관리는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와 함께 이를 명확한 언어로 강조했다"며 "이스라엘이 남쪽으로 이동할 때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은 사람들을 추가로 이동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쪽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규모의 이재민이 남쪽에서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이는 파괴적일 뿐만 아니라 인도주의적 지원 역량을 넘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시사하며 가자 북쪽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촉구했던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가자 북쪽에는 110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이스라엘의 대피 명령에 주민들은 대거 남쪽으로 이동하며 혼란을 빚었다. 인구 밀도가 높은 가자지구 내에서 주민들이 남쪽으로 이동하며 남쪽의 주민 수용 능력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선 상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달 초에도 "하마스 살인자들을 위한 은신처도, 피난처도 없다"며 가자지구 남쪽에 공격을 강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도 휴전이 끝나면 하마스 척결에 갖은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지난 27일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전장으로 돌아와 우리의 업적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관리는 이스라엘의 작전이 가자지구 남부와 중부 지역의 전력, 수자원 인프라, 구호단체 및 병원에 대한 공격을 피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관리는 이스라엘 측에서도 이 같은 미국의 우려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남부에 분쟁을 피할 수 있는 유엔 대피소 등 '분쟁 해소 지역'을 만들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더힐은 "이스라엘은 가자 남부 해안의 작은 땅인 무와시에 민간인을 강제 이주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뉴헤이븐 대학의 국가안보 교수인 로버트 샌더스는 이스라엘이 어떻게 하마스와 민간인을 안전하게 분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하며, 이스라엘이 남쪽으로 향할 경우 공습 형태가 아닌 보병 집약적인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교수는 "그들이 북쪽으로 갔던 방식대로 남쪽으로 간다면 세상의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북쪽을 공격한 방식으로 남쪽을 공격한다면 세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쪽으로 향할수록 공격만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해군 분석 센터의 계획 및 전투 담당 수석 연구 과학자인 제리 마이어레는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쪽에서 다른 어떤 군대도 겪어보지 못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며 "가자 남부에 더 많은 인구가 갇힐수록 피해와 어려움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감옥에서 석방된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28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그의 친척과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2023.11.28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이스라엘을 향한 휴전 연장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 총리 및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수장과 만났다.

미국 관리는 미국이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이 가능한 한 오래 이어지기를 원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국의 확고한 휴전 의지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질 석방을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려고 이스라엘, 카타르, 이집트 지도자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모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오고 그들의 행방을 밝힐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이 닷새째에 접어들며 외국인을 포함해 모두 81명의 인질이 풀려났지만, 이 중 미국인은 이중국적자 단 한 명뿐이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9명의 미국인이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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