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곳곳 ‘로봇 영어 선생님’이 다니며 “Hi~” 말건다
내년부터 ‘영어 튜터 로봇’ 시범 실시
모든 희망 공립초 원어민 교사 확대도
교육 국제화 추진…국제공동수업 다양화
내년부터 서울 시내 일부 학교에서는 로봇이 영어로 학생들에게 말을 건넨다. 모든 공립초등학교에는 원어민 영어 교사를 배치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서울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의 골자는 AI(인공지능)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학생들의 영어 의사소통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내년부터 시범학교로 선정된 초∙중학교 5곳에는 ‘영어 튜터 로봇’이 등장한다. 이미 식당 등에서 볼 수 있는 주문형 로봇처럼 생긴 영어 튜터 로봇이 학교 곳곳을 다니며 학생들에게 영어로 대화를 건네고 수업 시간에 학습을 보조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튜터 로봇은)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고, 학생의 얼굴을 미리 인식해서 그 학생의 수준에 맞는 대화를 먼저 건네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수업 시간 조별 활동 등에서도 보조교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나 음성형 챗봇 애플리케이션(앱)도 학생들의 영어 말하기 학습 도구로 활용할 방침이다.
초등학교의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도 확대한다. 현재 서울지역 초등학교의 원어민 교사 배치율은 약 69%로, 169개교에는 원어민 교사가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중 희망하는 모든 공립초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되 30학급 이상 학교에는 최대 2명까지 둔다. 원어민 교사 관리를 전담할 조직(가칭 ‘세계시민교육원’)도 새로 설치한다. 조희연 교육감은 “원어민 교사 주거 제공부터 언어 장벽 등의 문제로 (학교에서) 힘들었는데, 그런 문제들을 세계시민교육원에서 일괄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다문화 시대에 적합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서울교육 국제화 추진방안’도 발표했다. 우선 해외 학생들과의 교류 기회를 늘리기 위해 ‘국제공동수업’을 활성화한다. 국제공동수업은 2021년부터 시행된 비대면 국제 교류프로그램으로, 올해 서울 학생들은 일본, 호주, 미국 등 18개국의 학생들과 화상으로 만나 코딩 수업 등을 함께 듣는다. 수업 주제를 국제분쟁 같은 세계적 문제 등으로 다양화하고, 대면으로 만나 수업을 듣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조 교육감은 “국제공동수업 참여학교를 2026년까지 중1 전체와 희망하는 초·중·고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에 머무는 다문화 학생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맞춤형 한국어교육도 강화한다. 다문화 학생들은 공교육을 받기 전 3~6개월 동안 서울형 한국어 예비학교(한빛마중교실) 등에서 한국어 집중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는다. 학교로 찾아가는 한국어교실, 대학교어학당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도 한국어를 배울 수 있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 내에 다문화 학생 비율이 5% 이상인 초등학교가 26%에 달하고, 특히 중도 입국과 외국인 가정 자녀 등 이주 배경 학생들이 크게 증가했다”며 “서울 교육 안에서 자라는 모든 학생이 지구적 역량을 갖춘 세계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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