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정보기관, ‘독살 시도’에 뚫렸나···정보수장 배우자 등 중금속 중독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수장의 부인 등이 중금속 중독 증세를 보여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의 독살 시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군사정보국(GUR) 국장(37)의 배우자인 마리안나 부다노바가 독극물에 중독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다노바는 장기간에 걸쳐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는 현지 언론 바벨에 “부다노바가 중독된 물질은 일상 생활은 물론 군사적으로도 사용되지 않는 것”이라며 “고의적인 독살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부다노바가 음식물을 통해 독극물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의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는 부다노바는 전쟁 발발 후 남편과 함께 군사정보국 본부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다노바 외에도 군사정보국 직원 몇몇이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고 있다. 독살 시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정보기관의 보안에 심각하게 구멍이 뚫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번 일을 ‘암살 시도’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안드리 유소프 군사정보국 대변인은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러시아가 이번 사건에 개입했다는 것이 조사관들의 “핵심 가설”이라고 APF통신에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종 첩보 작전을 진두지휘해온 부다노우 국장은 ‘러시아의 제거 1순위’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살해 위협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는 차량 폭탄 테러를 비롯해 총 10차례의 암살 시도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해온 러시아 언론인과 유명 군사 블로거의 폭사 배후에 부다노우가 있다고 주장해 왔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부인해 왔다. 러시아 법원은 지난 4월 테러 혐의로 부다노우에 대한 궐석 재판을 열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는 여러 차례 독극물을 이용해 반체제 인사 등의 암살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2020년 러시아 야권 정치인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비행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일이 대표적이다. 이후 그는 독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독일 정부는 검사 결과 그가 옛소련 시절 개발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는 독살 시도 의혹을 부인해 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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