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격에 숨진 흑인 이모 목격한 美소년, 합의금 45억원 받는다
4년 전 미국의 20대 흑인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집안에는 피해자의 8살 조카가 함께 있었는데, 시 당국은 이 소년에게 합의금 45억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28일(현지시각)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州) 포트워스 시의회는 자이언 카(11)에게 350만 달러(약 45억1000만원)의 합의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이날 승인했다.
자이언은 8살이던 2019년 10월 12일 이모가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총을 쏜 경찰관은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돼 현재 복역 중이다. 이번 합의는 가해 경찰관의 형사 재판과는 별개로, 피해자 가족이 시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의 결과다.
시에 따르면 합의금 일부는 자이언의 현재 생활비 등을 충당하는 데 쓰인다. 또 추후 자이언이 원한다면 학부 및 대학원 학위를 모두 취득할 수 있도록 최대 8년 간의 교육비를 지불하기 위한 저축 계획도 수립될 예정이다. 자이언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을 경우 이에 대한 금액은 일시금으로 받게 된다.
포트워스 시의회 의원 크리스 네틀스는 자이언이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시가 잘못을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매체에 말했다. 그는 “자이언에게 어려움이나 문제가 없는지, 원하면 대학에 갈 기회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이것이 우리 시의회 목표였다”고 했다.
사건 당일 자이언은 이모 아타티아나 제퍼슨(당시 28세)과 함께 집에 머물고 있었다. 두 사람은 햄버거를 요리하던 중 음식을 태워 연기가 발생하자, 이를 집 밖으로 빼내기 위해 현관문을 열어뒀다. 그리고 두 사람은 늦은 시간까지 함께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한 이웃이 현관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다. 출동한 경찰관 애런 딘(38)은 집 밖에서 제퍼슨에게 손을 보여달라고 소리친 뒤, 창문을 통해 총알 한 발을 쐈다.
딘의 형사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당시 바디캠 영상에 따르면, 딘과 함께 있던 동료 경찰관은 현장에서 자신들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집에 강도가 들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강제 침입 흔적을 찾기 위해 울타리가 쳐진 뒷마당으로 조용히 이동했다고 증언했다.
자이언은 이모가 뒷마당에 침입자가 있다고 생각해 총을 꺼냈다고 증언했다.
제퍼슨이 무기를 든 모습을 확인한 뒤 경찰이 총을 발사했는지를 따지는 것이 재판의 주요 쟁점이 됐다. 딘은 무기를 봤다고 증언했으나, 검찰은 현장 증거로 볼 때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함께 현장에 출동했던 동료 경찰관도 “당시 창가에 있었지만 총격 전에는 무기를 보지 못했다. 집을 수색하러 달려갈 때 딘은 무기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딘 역시 재판 심문 도중 집안 바닥에서 총을 본 후에야 이를 언급했으며, 제퍼슨에게 응급처치를 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딘은 결국 지난해 12월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약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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