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법 철회하라" 화성시민 2000여명 국회 앞 집회
범대위, 김민기 국토교통위장 면담…청원서와 5만명 서명부 전달
정명근 시장 "화성시 미래를 담보로 수원시의 발전을 이룰 수 없어"
김진표 의장 등에 물세례 퍼포먼스도 등장
[화성=뉴시스] 문영호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대표발의한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건설 특별법안(이하 특별법)' 입법 저지를 위한 대규모 집회가 29일 국회 앞에서 열렸다.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주최한 집회에는 정명근 화성시장, 김경희 화성시의회 의장, 송옥주·이원욱·전용기 국회의원, 화성지역 시·도의원은 물론 시민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집회는 홍진선 범대위 상임위원장 인사말, 주요내빈 투쟁발언, 특별법 입법 반대 규탄 구호 제창, 마도농악 두레패 공연, 지역 이장단 호소문 낭독, 투쟁결의문 낭독, 퍼포먼스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홍진선 범대위원장이 김민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면담하고 시민 청원서를 전달했다.
홍진선 범대위 상임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김진표 국회의장이 본인의 지역구인 수원시의 개발이익을 위해 수원군공항을 화성시로 강제 이전시키려는 것은 부끄러움 없이 선거표를 구걸하는 행위다.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 특별법을 발의하고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려는 시도는 전 국민의 규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홍 위원장은 그러면서 "범대위는 화성시민을 기만하는 국회의장의 망나니 칼춤 놀음에 맞서 김진표법(특별법)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결의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해 수원시 전·현직 시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무대 위에 개의 탈을 쓴 배우 3명이 올라왔고, 목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전 수원시장), 이재준 현 수원시장의 이름을 걸었다. 범대위 관계자들이 이들에게 물세례를 퍼붇는 것이 퍼포먼스의 절정. 이들은 화성시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을 주도하는 대표적 인사라는 게 범대위 측의 설명이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홍진선 범대위원장과 송옥주 의원 등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민기 위원장을 찾아 면담하고,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 반대 5만명 서명부와 특별법 입법 결사반대 청원서를 전달했다.
범대위는 청원서에 "특별법은 화성시와 어떤 협의나 동의 없이 수원군공항을 화성시로 강제 이전시키려는 비민주적·반시대적인 위법 부당한 법률"이라고 규정하고 "군공항 소음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화성 병점권역에서, 이미 54년 동안 미군 전투기 폭격훈련장으로 고통받는 화성 서부권역으로 수원군공항을 이전시키려는 것은 화성시민에게만 희생과 피해를 강요하는 가혹한 처사이며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이 자신의 지역구인 수원 군공항 종전부지 일대는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막대한 개발이익을 안겨주고, 화성시에는 군공항을 이전해 소음피해와 각종 제한규제를 떠안기는 지역차별의 특별법은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며 "김진표 의장의 특별법 입법을 강력히 반대하며 화성시민의 뜻을 모아 청원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김민기 위원장은 면담에서 "50년이 넘게 화성시가 미군 폭격훈련의 피해를 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에도 관련된 법안이 계류돼 있는 상황에서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통과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회현장을 찾은 정명근 화성시장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군공항 이전을 화성지역 주민들과 일언반구의 상의도 없이 추진하는 것은 지방자치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화성시의 미래는 화성시민이 결정하고 추진해야 한다. 화성시의 미래를 담보로 수원시 발전을 이룰 수는 없다"고 말했다.
2주간의 특별법 입법예고는 전날 모두 끝이 났다. 다음달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
정명근 화성시장을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과 시·도의원들이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 심사에 앞서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특별법 입법 저지를 위해 화성 지역 정재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ano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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