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서 여성들 폭행 후 비상계단 끌고 간 10대 “성범죄 고의 없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와 상가 화장실 등에서 처음 보는 10대 여성들을 폭행하고 성범죄를 저지른 10대 고교생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29일 열린 A 군(16)의 강간미수, 강간상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 공판에서 피고인의 변호인은 “폭행 혐의 경우 강간하려는 고의는 없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A 군은 지난달 5일 오후 9시 50분경 화성시 한 상가 여자 화장실에서 10대 B 양의 목을 조르고 폭행했다. 또 6일 오후 9시 5분경에는 수원시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10대 C 양을, 40여분 뒤인 9시 50분경에는 또 다른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10대 D 양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D 양을 대상으로 범행할 당시 A 군은 엘리베이터 내에서 D 양의 목을 졸라 기절시킨 후 끌고 나와 비상계단으로 이동한 뒤 휴대전화를 빼앗아 도주했다.

이들 사건에 대해 연이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수원서부경찰서 형사과 및 여성청소년과 내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CCTV 확인, 탐문 및 통신 수사를 통해 A 군의 동선을 추적하고 7일 낮 12시 30분경 수원역 인근 PC방에 있던 A 군을 긴급체포했다. A 군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만 16세 학생으로,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가 아니라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A 군은 성범죄 전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장소, 전체 범행 과정에서의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성범죄가 목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죄명을 적용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해자들의 연령을 고려해 자극적인 수법의 내용이 상세히 보도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이에 재판부는 “향후 세부적인 부분까지 노출되거나 피해자가 법정에 나와 증인신문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비공개 심리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