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균안 투수전향? 롯데라서 성공했다" 보상선수 실패→2m 거인의 새출발 다짐 [인터뷰]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나균안이 투수 전향에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롯데에서 드라이브라인 훈련을 제대로 받은 덕분 아닐까."
현역 시절 키 2m, 체중 123㎏의 압도적인 체격이 돋보이는 거인이었다. 프로무대의 아쉬움을 딛고 코치로 새출발한다.
조무근 코치는 2024년부터 롯데 자이언츠에서 드라이브라인 코치로 활동하게 됐다. 2022년 은퇴 이후 첫 코치 생활이다.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롯데의 신예 투수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있다.
KBO리그 야구 선수 중 역대 최장신은 장민익(전 두산, 2m7)이다. 토종 선수 중에는 김주(전 한화 이글스)와 더불어 조무근(이상 2m)이 그 뒤를 따른다. 현역 투수중에는 롯데 후배인 윤성빈(1m97)이 강렬한 높이를 자랑한다. 큰 키의 장점보단 투구 밸런스와 제구력의 아쉬움이 큰 투수들이다.
밸런스는 타고나는 부분도 있다. 윤성빈의 경우 신체적인 재능이 워낙 좋아 밸런스까진 잘 갖춰져있다는 평. 다만 장신 투수의 경우 부상이나 투구폼 변화 등 평소와 다른 부분이 생기면 쉽게 흔들린다. 바로잡기도 쉽지 않다.
조 코치는 상원고 2학년 때까진 포수였다. 투수로 전향한 계기도 끊임없이 성장하는 키였다. 그는 "키가 계속 크니까 적응하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포수인데 무릎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잠시 휴식을 갖고 돌아오니 키가 훌쩍 커있었다. 박영진 당시 상원고 감독의 제의로 투수를 시작했다
140㎞대 후반의 묵직한 직구로 주목받았지만, 신인 드래프트에선 한차례 고배를 마셨다. 육성선수 대신 대학 진학을 선택했고, 4년 뒤 2015년 2차 6라운드로 KT 위즈 유니폼을 입었다.
2015년 1군 첫 시즌을 치른 KT의 신데렐라였다. 43경기(선발 1)에 등판, 71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5패 4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1.88의 호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긴 부진에 빠졌다. FA 황재균의 보상선수로 롯데에 입성한 뒤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군복무를 마친 뒤 2022년 은퇴했다.
올해 롯데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아마추어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위촉받았다. 롯데는 2019년부터 드라이브라인에 투자해왔다. 롯데가 강조하는 선수 육성의 핵심 포인트다. 그 노하우가 빛을 발한 결과다.
조무근은 은퇴 후 아마추어 유망주들을 지도하며 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코치로 활동했다. 1년간 그를 지켜본 롯데 구단은 정식 코치 승격으로 화답했다.
그는 "대구 출신이고, KT에서도 뛰었지만, 이제 롯데에서 6년째다. 애정이 가득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거친 투수들은 구위나 구속이 정말 좋아졌다. 다만 이제 실전에서 결과를 내야하는 상황"이라며 아쉬운 속내도 전했다.
이제 KBO리그에선 제법 보편화된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이란 뭘까. 조 코치는 "무거운 공을 활용하는 투구 프로그램이다. 상하체의 꼬임을 바로잡고, 효율적으로 강한 공을 던지기 위해 몸을 회전하는 순서를 몸에 입력하는 훈련"이라며 "한번 제대로 익히고 난뒤 평생 꾸준히 해야하는 루틴"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을 가장 잘 소화해낸 투수로는 나균안을 꼽았다. 투수 전향 4년만에 선발 한자리는 물론 국가대표로도 선발된 그다.
"나균안이 포수만 하다가, 투수를 처음 시작할 때 드라이브라인 훈련을 제대로 했다. 롯데에는 이미 자리잡힌 상태였고, 나균안은 특히 따로 해외 연수도 보낼 만큼 신경을 많이 썼다. 재능이야 물론 뛰어나지만, 투수 전향 후 빠르게 1군에서 자리잡은 데는 구단과 드라이브라인의 공이 크다고 본다."
김진욱 역시 피지컬만 보면 가장 이상적인 투수라는 평을 받는다. '야구밖에 모르는 선수'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 코치는 "움직이는 부분은 이미 최고다. 투구 자체는 더 바랄게 없다. 멘털만 잘 잡으면 된다.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라 잘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우리 투수들이 자신에 맞는 루틴을 잘 정립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1년 2년 3년, 성장하는 우리 선수들을 지켜보는 게 꿈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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