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단짝’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 99세로 별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단짝이자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 부회장이 2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9세.
버크셔 측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멍거 부회장이 오늘 아침 캘리포니아의 한 병원에서 평화롭게 영면했다는 소식을 그의 가족들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멍거의 영감과 지혜, 참여가 없었더라면 버크셔는 지금과 같은 지위를 결코 쌓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고인은 1924년 버핏 회장의 고향이기도 한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태어났다. 버핏 회장보다 7살 많은 그는 어릴적 버핏 회장의 조부가 운영하던 가게에서 일하기도 했다. 다만 버핏 회장과 실제로 알게된 것은 1959년부터였으며, 1978년 버핏이 방직공장을 인수해 투자사인 버크셔를 세우자 부회장으로 합류해 동업자의 길을 걷게 됐다.
멍거 부회장은 사회 생활 초기에는 법률가의 길을 걸었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로 일했으며, 1960년대 중반에 와서야 주식과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일을 시작했다. 그는 당시에도 성공적인 투자자로 이름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1962년 자체 투자 파트너십을 설립한 뒤 1975년까지 연평균 수익률 19.8%를 올리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렸다.
버핏 회장의 유명세에 가려지긴 했지만, 멍거 부회장도 특유의 투자 철학으로 업계에서 존경을 받아왔다. 특히 경제와 인간 본성의 문제에 대한 간결하고도 과감한 금언으로 눈길을 모았다. 그는 은행가들을 통제할 수 없는 마약 중독자에 비유하는가 하면, 가상 화폐를 성병이나 쥐약에 비유하며 거래 금지를 촉구했다. ‘행복을 향한 최선의 길은 기대를 덜 하는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멍거 부회장은 평소 투자에 있어서 합리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인기있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트릭을 발견한 사람들처럼 보이는 점”이라며 “하지만 그것은 뛰어난 것이 아니다. (뛰어난 것은) 단지 어리석음을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에는 “나는 가능한 한 합리적으로 되는 것을 의무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서 자랐다”며 “그 개념은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됐다”고 소회했다.
그는 친구인 버핏과 마찬가지로 최신 트렌드를 쫓지 않는 경향도 보였다. 이는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붕괴 당시 피해를 줄이는 효과를 냈다. 멍거 부회장은 최근에는 “개인적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일부 과장된 광고에 회의적”이라며 “나는 구식 지능이 꽤 잘 작동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CNBC 방송은 올해 초 기준 멍거 부회장의 재산이 23억달러(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군 대령, ‘딸뻘’ 소위 강간미수···“유혹당했다” 2차 가해
- 윤 대통령 공천 개입 의혹, 처벌 가능한가?
- [스경X이슈] ‘흑백요리사’ 출연진, 연이은 사생활 폭로…빚투→여성편력까지
- 윤 “김영선 해줘라”…다른 통화선 명태균 “지 마누라가 ‘오빠, 대통령 자격 있어?’ 그러는
- [단독]“가장 경쟁력 있었다”는 김영선···공관위 관계자 “이런 사람들 의원 되나 생각”
- [단독] ‘응급실 뺑뺑이’ 당한 유족, 정부엔 ‘전화 뺑뺑이’ 당했다
- 윤 대통령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다” 공천개입 정황 육성…노무현 땐 탄핵소추
- [단독] 윤 대통령 “공관위서 들고 와” 멘트에 윤상현 “나는 들고 간 적 없다” 부인
- [단독]새마을지도자 자녀 100명 ‘소개팅’에 수천만원 예산 편성한 구미시[지자체는 중매 중]
- “선수들 생각, 다르지 않았다”···안세영 손 100% 들어준 문체부, 협회엔 김택규 회장 해임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