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욕했다고 수상 소감 자르다니”…시상식서 화난 유명배우, 무슨일이

시상식에서 트럼프를 욕한 부분이 삭제되자 화가 난 로버트 드니로. 자료사진. [사진출처 = 스카이뉴스]

미국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드니로(80)가 한 영화제 시상식에서 단단히 화가 났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수상 소감 원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 임의로 삭제됐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드니로가 전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33회 고섬어워즈 시상식에서 주최측이 자신의 허락도 없이 이같은 일을 벌였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독립영화와 드라마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고섬어워즈에서 드니로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주연을 맡은 영화 ‘플라워 킬링 문’이 특별상을 받았다.

고섬어워즈 특별상은 역사적 아이콘과 창작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드니로는 단상에 올라 원고가 자막처럼 이어지는 텔레프롬프터를 보며 소감을 말하다 멈칫했다. 자신이 쓴 것과 다른 원고가 보여서다.

수상 소감이 삭제되자 원본이 담긴 휴대전화를 보며 읽고 있는 드니로. [사진출처 = 연합뉴스]

그는 이내 ”내 연설의 시작 부분이 편집돼서 잘렸고 이를 알지 못했다“며 상황을 설명한 뒤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원본 원고를 읽기 시작했다.

드니로는 그러면서 ”전임 대통령은 4년의 재임 기간에 3만번 이상 거짓말을 했고 보복 캠페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WP 팩트 체크팀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때 3만500회 이상 거짓말을 했으며 하루 평균 21건의 잘못된 주장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을 경멸했던 것을 언급한 드니로는 ”그는 약자를 공격하고 자연의 선물을 파괴하며, 예컨대 비방을 위해 포카혼타스를 사용한다“고 비판했다.

포카혼타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주민 혈통을 내세우는 워런 의원을 조롱할 때 쓰던 말이다.

드니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토니상 시상식에서도 그는 당시 대통령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욕했고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이 바이러스로 많은 사람이 죽어도 상관하지 않는 미치광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