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도 못 쓰는 프리랜서 방송작가들…매달 ‘133만원’ 손해본다?
결방·조기종영 등으로 ‘월 133만원’ 손해

프리랜서 방송작가 5명 중 1명은 계약서를 쓰지 않고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노동자처럼 일하지만 고용구조는 프리랜서인 탓에 결방·조기종영 등으로 감소한 소득을 보전받지 못하는데, 이렇게 손해를 보는 금액이 월 133만원에 달했다. 이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단체교섭을 보장하는 제도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작가유니온과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는 29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토론회를 열어 ‘국내 방송작가 고용구조와 노동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 6일부터 24일까지 프리랜서 방송작가 32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2021년 방송통신위원회 조사를 보면 13개 방송사 인력의 32.1%가 비정규직·프리랜서였다.
프리랜서 방송작가 3분의 2는 청년이고 대다수는 여성이었다. ‘현재 일자리가 첫 직장’이라는 응답은 64.5%였고, 응답자의 90.1%(292명)가 여성이었다. 응답자들은 주 평균 5.3일, 하루 8.4시간 일했다.
월평균 소득·보수는 269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야근 등으로 인한 교통비 지출(17만9000원)을 빼면 실제 보수는 월 251만5000원 수준이다. 국회방송 등 정부 산하 유관 방송사(210만2000원), 라디오작가(208만2000원)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역 작가(235만원)와 수도권 작가(277만9000원) 사이 소득격차는 42만9000원이었다.
결방 등이 발생하면 보수 등을 평균 3.2주 늦게 받았다. 결방 등으로 감소한 소득은 월 133만5000원에 달했다. 여성(136만7000원, 지연 3.2주)이 남성(74만8000원, 지연 2.2주)보다 지연 지급·소득 감소가 더 심했다. 지급 지연 기간은 지역 방송사(4.5주)가 길었고 감액 액수는 종편·케이블(160만원), 비지상파방송(144만4000원)이 많았다.

‘문체부 표준계약서를 작성한다’는 응답은 26.8%에 그쳤다. ‘자체 계약서’가 53.1%였고 ‘계약서 미작성’은 20.1%에 달했다. 계약서를 써도 계약기간을 설정한 경우는 53.7%에 그쳤고, 예술인고용보험 가입률은 52.2%에 불과했다.
10명 중 2명만 ‘방송작가 교육·훈련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교육·훈련을 받은 이들도 ‘개인부담 교육훈련(28.4%)’이 가장 많았다. ‘방송사 제공 교육·훈련’이 22.5%, ‘국가 비용 지원’이 13.6%, ‘협회 등을 통한 교육·훈련’이 13.6%로 뒤를 이었다.
프리랜서 방송작가들은 제도적·정책적 개선 과제 의견(100점만점)으로 ‘방송작가 단체교섭(89.0점)’ ‘각 정부 부처의 작가 노동환경 개선(86.6점)’ ‘근로자성 인정(85.8점)’ 등을 요구했다. 노동기준과 관련된 과제로는 ‘프로그램 결방이나 조기 종결 시 계약종료 수당 등의 지급(89.1점)’ ‘최소표준단가 규정(86.9점)’ ‘표준계약 체결 이행 모니터링(86.9점)’ 등이 꼽혔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근로자성을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프리랜서 계약 형태와 계약조건을 개선해야 한다”며 “표준보수 기준을 수립해 낮은 보수와 저소득 구조를 개선하고, 최소 휴일·휴가, 교육훈련, 장비 비품 지급, 대기시간 인정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체부·방통위·노동부·각 방송사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방식도 제언했다.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영국 BBC 등은 노조와 ‘프리랜서 권리헌장’을 체결하고 표준 작업단가를 협의하고 있다. 프랑스도 방송노동자 노조가 모든 기자·작가들의 건강보험, 연금, 실업보험, 직업교육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 소장은 “우리도 언론노조와 시민사회노동단체가 함께 다양한 정책개선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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