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향 故 이기홍 초대 상임지휘자 타계 5주기 추모 음악회
대구에서 클래식 음악의 기틀을 다지고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창단을 이끈 초대 상임지휘자 故 이기홍 선생의 타계 5주기를 맞아 추모 음악회가 열린다.
대구시향은 제501회 정기연주회를 통해 故 이기홍 선생(1926~2018)의 업적을 기리고 추모하는 음악회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다음달 15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리는 이날 공연의 레퍼토리는 59년 전 대구시향의 시작을 알렸던 창립공연 연주곡으로 꾸며진다.
신임 대구시향 상임지휘자 백진현과 대구시향은 창립공연 무대를 재연해 대구시향의 시작을 관객과 함께 조명하고 초심을 다잡는 계기로 삼는다.
대구시향은 1964년 11월 25일 발단식을 하고 이기홍 지휘자의 지휘로 12월 17일~18일 양일간 대구방송국 공개홀(KG홀, 현. 대구콘서트하우스 자리)에서 창립공연을 했다.
당시 교향곡, 바리톤 독창, 피아노 협연, 오페라 서곡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번 무대에서는 서곡, 협주곡, 교향곡으로 이어지도록 연주 순서만 일부 변경했다.
먼저 공연의 시작은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 중 서곡으로 꾸민다.
'루슬란과 루드밀라'는 19세기 작곡된 5막 8장의 오페라로 푸시킨의 동명의 시를 바탕으로 했다.
세 명의 기사가 악당에게 납치된 루드밀라 공주를 구출하는 경쟁에 나서고 시련과 모험 끝에 약혼자인 루슬란이 공주를 구한 후 그녀의 사랑을 얻는다는 내용이다.
이날 연주되는 서곡은 '전속력으로 질주하듯이'라는 지시어에 따라 매우 빠른 속도로 경쾌하고 화려한 악상을 쉬지 않고 연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어서 바리톤 노운병(경북대 교수)이 현제명의 한국 가곡 '그 집 앞'과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더 이상 날지 못하리'를 부른다.
대구 출신 작곡가 현제명이 1933년 작곡한 '그 집 앞'은 이은상 작사로 단조로운 반주 위에 그리워하는 마음을 절제하듯 담담히 전달하고 있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더 이상 날지 못하리'는 오페라의 1막 6장에서 '피가로'가 부르는 아리아이다.
여성 편력이 심한 시종 케루비노가 군대에 소집돼 여인들을 더 이상 유혹하지 못하게 됐음을 약 올리는 장면에 등장한다.
이후 대본 줄거리 상 '피가로의 결혼' 3년 전 이야기에 해당하는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중 서곡을 들려준다.
로시니의 오케스트라 기법, 특히 크레셴도(점점 크게)의 묘미를 잘 살린 서곡은 발랄한 표정의 명곡으로 독립적으로 자주 연주된다.
전반부의 마지막은 김희조 편곡의 한국민요 모음곡을 오케스트라 연주로 감상한다.
김희조는 서양음악과 한국 전통 민속음악의 결합을 통해 민요의 대중화 및 현대화에 기여한 작곡가이다.
'방아타령', '베틀가', '천안삼거리'를 연주하며 59년 전 연주에 사용된 악보를 통해 민요를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어보는 이색적인 무대가 될 예정이다.
후반부에는 피아니스트 이미연(영남대 교수)이 리스트 '헝가리 환상곡'을 연주한다.
이 곡은 리스트가 기존에 작곡한 '헝가리 랩소디 제14번'을 편곡한 것으로 헝가리 민요에 의한 환상곡을 원곡으로 해 집시풍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끝으로 베토벤 '교향곡 제1번'이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베토벤의 첫 번째 교향곡답게 모차르트와 하이든의 작품에서 볼법한 고전적인 리듬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한 베토벤의 개성 있는 표현도 엿볼 수 있다.
그의 나이 30세 때 완성한 '교향곡 제1번'에는 베토벤의 특기라 할 수 있는 피아노 음악의 참신한 시도가 적극적으로 도입됐으며 대담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새로운 교향곡의 탄생을 알렸다.
1800년 4월 2일 빈의 부르크 극장에서 열린 초연은 '대단한 예술, 새로운 작품, 아이디어의 충만함'이라는 극찬 속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故 이기홍 지휘자는 1950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1969년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악원 지휘를 전공했다.
1957년 바이올린 제자들을 중심으로 대구현악회을 창설하며 같은 해 대구교향악단 창단을 견인했다.
이후 1958년 대구관현악단, 1963년 대구방송관현악단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창립공연을 했다.
1964년 11월 대구시향을 창단해 초대 상임지휘자(1964. 11~1979. 5)로 15년간 대구시향을 이끌었다.
이후 부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2년간 활동했으며 부산 경성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1997년 퇴임 때까지 후학 양성에 힘썼다.
1962년 경북문화상 수상, 1976년 10월 한국음악팬클럽 '이달의 음악가'로 선정된 바 있고 1977년 싱가포르 국립교향악단, 1978년 타이완 국립교향악단 등을 객원 지휘했다.
백진현 상임지휘자는 "대구시향은 이기홍 초대 상임지휘자를 비롯한 선배 음악인들의 희생과 헌신의 토양 위에 뿌리를 내렸고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양분 삼아 성장해 왔다"며 "대구시향이라는 이름으로 첫발을 내디딘 그날을 되돌아보며 처음의 마음을 간직하되 새롭게 거듭나고 발전하는 대구시향이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여정을 이어나가겠다"고 공연의 소감을 전했다.
대구시향 <제501회 정기연주회>는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예매 취소는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며 모든 할인의 중복 적용은 불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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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권소영 기자 notold@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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