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장 “올해 5% 성장목표 달성 무난, 고속성장 시대는 저물어”
중국 중앙은행 총재인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장이 올해 5% 안팎의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을 자신했다. 판 행장은 다만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과거와 같은 고속 성장을 지속하기는 어려우며, 현재 성장 모델의 전환기를 거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판 행장은 지난 28일 홍콩 금융관리국-국제결제은행 고위급 회의에서 “중국 경제는 지속적이고 전반적인 회복세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지난 3분기 동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고, 올해 연간 5% 경제 성장 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고 제일재경 등 현지매체가 29일 보도했다.
판 행장은 이어 “중국은 강력한 혁신 능력과 넓은 시장, 완벽한 기반 시설, 완전한 산업망, 풍부한 인력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며 “2024년 이후에도 중국 경제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 측면에서 인민은행은 실물경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계속해서 온건한 통화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제 회복 상황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장이 직접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밝힌 것이다. 현재 중국은 4분기 성장률이 4.4% 이상만 되면 올해 목표치인 연간 5% 안팎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뛰어넘어 4.9%를 기록하자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0%에서 5.4%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IMF는 다만 부동산 부문의 지속적인 약세와 외부 수요 둔화로 내년에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4.6%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중국 경제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은 내년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 역시 5% 안팎으로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판 행장도 중국이 이미 고속 성장 시대를 마감했다는 것은 인정했다. 그는 “현재 중국의 GDP 총액은 120조위안을 초과해 약 18조 달러에 달한다”며 “이러한 거대한 기저 수치에 따라 중국 경제가 이전처럼 매년 8∼10%씩 고속 성장을 지속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판 행장은 그러면서 현재 중국이 성장 모델의 전환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통적인 성장 모델인 인프라와 부동산 투자에 과도하게 의지한다면 단기적으로 더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겠지만 이는 구조적 모순을 고착화해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한다”면서 “고품질과 지속가능한 발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경제 구조조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새로운 성장 포인트를 육성하는 것이 우리가 반드시 거쳐야 할 전환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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