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 실패’ 부산 대규모 사회인프라 확충 어떻게 되나
2030세계엑스포 부산유치 실패로 북항개발·신공항건설 등 각종 사회인프라 확충에 차질이 우려된다. 부산시는 유치 과정에서 신공항 조기 건설·도시 인지도 향상 등의 성과를 얻어낸 만큼 사업 추진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나 지속적인 사회인프라 확충을 위해선 신성장 동력 발굴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역 사회인프라 확충사업은 크게 엑스포 연계 사업과 기존 진행 중인 사업으로 나뉜다. 건설 비용만 수십조에 이른다.
엑스포와 연계한 주요 사회인프라 확충 사업은 북항 재개발(343만㎡, 7조 4000억원), 우암부두·컨테이너야적장(ODCY)의 해양산업·연구개발지구 조성(21만㎡, 270억원), 부산형 급행철도(BuTX) 건설 사업(2조5600억원) 등이 있다.
부산시는 엑스포를 유치할 경우 당장 박람회장인 부산항 북항이 개발되면서 도심을 단절시키는 많은 시설들이 북항으로 이전돼 도심 대개조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시는 북항을 글로벌 허브도시 성장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2024년까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부산시는 또 기존 사회인프라 사업으로 가덕도신공항 건설(13조7000억원), 고가도로 철거와 도시철도 건설, 부울경 1시간내 접근 가능 ‘교통망 확충’(총 25건, 40조원) 등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엑스포 유치에 실패하면서 북항 재개발, 신공항건설, 교통망 확충 등 대규모 예산이 수반돼야 할 인프라 확충이 다소 늦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2030년 부산엑스포 개최를 위해 가덕도 신공항을 2029년 12월에 조기 개항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이 사업을 전담하는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설립 법안도 지난 10월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2030년 엑스포 개최가 무산됐기 때문에 정부가 속도 조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덕도 신공항 개항시기가 늦춰지면 이와 연계해 가덕도 눌차만과 천성항 일대를 주거·상업·물류 시설을 갖춘 복합도시로 개발하고, 인근 옛 화전체육공원 예정지까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려는 부산시 계획도 늦춰질 수 있다.
가덕도 신공항과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부산항 북항을 거쳐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잇는 ‘부산형 급행철도(BuTX)’ 건설 사업, 가덕도 신공항과 울산·경남을 연결하는 철도와 도로 등 광역 교통망 확충 사업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엑스포 전시장 건립 등을 위해 2027년까지 부지조성을 끝내기로 했던 부산항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도 속도를 내기 어렵게 됐다. 북항 앞바다에 2030부산엑스포 개최 이전에 세계 최초 해상도시를 조성하려는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에도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가 유엔 해비타트(UN-HABITAT·인간정주계획),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오셔닉스’와 함께 추진하는 해상도시는 해상 부유식 플랫폼 3개, 전체 6.3㏊ 규모로 설계해 1만2000명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는 불발됐지만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 등은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시대를 위한 성장 동력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해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서울과 부산을 양대 축으로 삼아 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한 것에 기대를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가덕도신공항 등 현안과제를 중단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올림픽 유치 등 새로운 국제적인 후속 행사를 발굴해 성장 동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항 재개발 사업 등 직·간접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며 “도시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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