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 폐허처럼 방치… 윤수일 ‘환상의섬’ 죽도 살리기, 또 해 넘긴다

이보람 2023. 11. 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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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울산 남구 장생포 한 도로.

남구가 죽도를 장생포 고래마을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로 개발하려고 해도 소유주 허락을 받아야 한다.

남구는 올해 3월 한 차례 죽도가 있는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의 관광자원 활용을 검토했다.

남구 관계자는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안이 있어야 공유재산심의회를 통해 울산시교육청에 죽도 무상대여 등을 물을 수 있다"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충분히 검토해 활용방안을 찾으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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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울산 남구 장생포 한 도로. 바싹 마른 낙엽 위로 지름 1m쯤 되는 고래 몸통 모양의 나무판이 쓰러져 있었다. 고래 꼬리 부분은 부러진 채 널부러져 있었다. 나무판을 뒤집어보니 ‘죽도(竹島)’라는 글자가 보였다. 죽도 역사를 알리는 관광안내판이었다. 바닥에 널부러진 안내판을 뒤로 하고 150m쯤 더 걸어 들어가자 하얀색 페인트가 군데군데 벗겨진 돌계단 위로 녹슨 펜스와 철조망이 눈에 띄었다.

28일 장생포 한 도로가에 방치된 죽도 관광안내판.
가수 윤수일이 고향 장생포를 기억하며 1985년 부른 ‘환상의 섬’. 그 노래에 나온 아름답다는 그 ‘죽도’(면적 4000㎡) 입구였다. 계단으로 올라가 철문으로 다가가자 녹슨 쇠사슬이 철문에 감겨 있었다. 자물쇠도 채워져 있었다. 철문 틈 사이로 안을 들여다보니 죽도는 잡풀만 가득했다. 풀 숲 안쪽으론 3층 규모(270여㎡) 건물이 보였는데, 오래 전부터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폐허같은 분위기였다. 
28일 찾은 죽도는 사람 발길이 오랫동안 닿지 않은 듯 잡풀이 무성해 음산한 느낌을 줬다.
환상의 섬으로 불리는 죽도가 오랫동안 문이 닫힌 채 폐허로 방치돼 있다. 관리 주체인 지자체와 소유주인 기관이 관리를 서로 미룬 탓이다. 여러 차례 지적에도 문제는 개선되지 않아 죽도는 또 녹슨 자물쇠가 내걸린 채 해를 넘기게 됐다.

죽도는 장생포 앞 울산항 주변 바다에 있었다. 1995년 해안 매립으로 육지로, 또 야산으로 변했다. 이후 3층 규모(270여㎡)의 해상교통관제센터를 설치해 사용했지만, 이마저도 2013년쯤 옆 건물로 옮겨가면서 사람의 발길이 끊겼다.

죽도의 유일한 입구는 철문과 녹슨 쇠사슬, 자물쇠로 굳게 닫혀 있었다.
죽도가 장기간 방치된 이유는 이렇다. 죽도 소유는 울산시교육청이지만, 관할지는 울산 남구다. 남구가 죽도를 장생포 고래마을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로 개발하려고 해도 소유주 허락을 받아야 한다. 남구는 죽도 운영관리를 조건으로 무상임대 후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운영하려 하고, 부지 소유주인 울산시교육청은 죽도를 남구가 유상매입하기를 바라고 있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죽도는 방치됐다.
남구는 올해 3월 한 차례 죽도가 있는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의 관광자원 활용을 검토했다. 죽도 매입비는 20억원 정도. 남구 관계자는 “땅을 사들이면 현재 방치 상태인 건물을 정리하는 등 또 다른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또 공공기관 소유 토지를 사들이는 절차도 매우 복잡하다”고 말했다.
남구는 최근 정부의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에 필요한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통해 죽도 활용방안을 찾고 있다. 사업비 1억2000만원인 이 용역은 내년 3월 완료된다.

남구 관계자는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안이 있어야 공유재산심의회를 통해 울산시교육청에 죽도 무상대여 등을 물을 수 있다”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충분히 검토해 활용방안을 찾으려 한다”고 밝혔다.

울산=글·사진 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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