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축복한 땅 캘리포니아 2023년 포도 수확 좋았을까?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최현태 입력 2023. 11. 29. 11:55 수정 2023. 11. 2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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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2023 빈티지 역대급 와인 탄생 예고/수확시기 늦어져 포도 천천히 완숙/복합미 뛰어나고 산도·알코올 밸런스 좋아

캘리포니아 와인. 협회 제공
따뜻한 태양과 서늘한 바람이 맛있는 과일을 키우는 ‘신이 축복한 땅’ 미국 캘리포니아. 전세계 건포도 생산량의 50%, 아몬드 생산량의 85%를 차지한다는 점은 캘리포니아가 농산물 재배의 천국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와인은 어떨까요. 뛰어난 일조량 덕분에 매년 충분히 익은 포도가 생산되기에 캘리포니아 와인은 빈티지 구분이 큰 의미가 없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지만 꼭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크고 작은 산불때문입니다. 2020년 9월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주를 휩쓴 산불 때문에 미국 와인의 심장, 나파밸리도 약 120만평이 불타는 큰 피해를 당했습니다. 올해도 10월31일 미국 서남부 내륙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여의도 면적(2.9㎢)의 3배 이상이 타고  4000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크고 작은 산불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20년 나파밸리 산불. AP연합뉴스
포도밭은 불에 직접 타지 않더라고 인근에 산불이 나면 큰 피해를 보게됩니다. 바로 연기 때문입니다. 산불 연기가 포도에 스며들면서 만들어지는 탄소 화합물 페놀 성분은 와인에서 플라스틱 맛이 나게 만들어 버립니다. 또 한해에 그치지 않고 다음해까지 영향을 주기도해서 2020년과 2021년에는 아예 와인을 만들지 못한 와이너리도 있을 정도랍니다. 와이너리에게 산불의 최악의 재앙인 까닭입니다. 다행히도 2023년은 산불 피해없이 최고의 포도가 생산된 것으로 나타내 내년에는 역대급 캘리포니아 와인들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고의 피노누아, 샤르도네, 소비뇽블랑이 생산된 해로 평가됩니다.
캘리포니아 주요 와인산지. 협회 제공
◆캘리포니아 포도 2023년 빈티지 보고서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와인의 약 80%를 생산하며,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와인 생산지입니다. 캘리포니아와인협회는 매년 캘리포니아빈트너스 수확보고서를 발간해 그해의 포도 작황을 전합니다.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은 늦수확이 이뤄진 뛰어난 해로 평가됐습니다. 포도가 오랫동안 나무에 매달려 천천히 충분히 익으면 포도의 집중력이 높아져 풍부한 아로마를 지니고 산도와 알코올 도수의 밸런스도 뛰어난 와인이 탄생합니다. 올해는 풍부한 겨울 비가 토양에 활기를 주며 건강한 캐노피를 촉진했고 봄과 여름에 걸친 캘리포니아 전역의 시원한 기온 덕분에 포도가 오랜동안 천천히 익어가 충분한 숙성이 이뤄졌습니다. 이에 많은 생산자는 2023 빈티지가 수년간 가장 뛰어난 해가 될 것이며, 아름다운 풍미, 생생한 산도와 주목할 만한 균형을 갖춘 와인을 생산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수확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평균보다 2주에서 한 달 가량 늦게 시작됐습니다. 많은 품종이 동시에 성숙에 도달해 짧은 기간에 집중적인 수확이 이뤄졌고 몇몇 생산자들은 11월 말까지 수확을 이어갔습니다. 

포도 수확. 협회 제공
◆역대급 빈티지의 탄생

와이너리 오너와 와인메이커 등은 올해 최근 몇년동안 생산된 포도중 가장 뛰어난 포도가 수확된 해로 기념될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와인 관계자들의 2023 빈티지 평가를 소개합니다.

▲레이크 카운티(Lake County), 로워 레이크(Lower Lake)에 위치한 식스 시그마 랜치(Six Sigma Ranch) 부사장 크리스천 알만(Christian Ahlmann)

“이번 겨울은 이례적으로 추웠고 습기가 많았으며 심지어 10인치의 눈이 내렸다. 포도나무가 휴면 상태일 때 토양에 습기가 채워졌고, 봄이 와 생장기를 시작하는 모든 순간에 이 수분의 혜택을 받았다. 비록 수확은 늦게 시작되었지만, 우기가 오기 전에 포도가 완전한 성숙에 도달할 것을 확신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그는 이번 해의 품질이 뛰어나며, 특히 템프라니요와 시라가 훌륭하다. 2023 빈티지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

덕혼 패러독스. 최현태 기자
▲나파(Napa)와 소노마(Sonoma)의 덕혼 빈야드(Duckhorn Vineyards) 와인 양조 부사장인 르네 아리(Renée Ary)

“올해는 지난 20년 동안 직접 경험한 빈티지 중 가장 서늘하고 늦은 빈티지 중 하나이다. 비가 많이 필요했는데, 저수지를 보충하고 포도나무에 영양을 주는 데 도움이 됐다. 또 강수량은 추가적인 캐노피의 성장을 가져왔고, 대부분의 품종에서 5%에서 15% 높은 수확량으로 이어졌다. 포도 재배 팀은 필요에 따라 가지를 치고 수확량을 조절하는 데 성실히 임했다. 이런 작업은 수확이 늦은 해에 균형 잡힌 완숙도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이다. 올해의 소비뇽 블랑은 밝고 깨끗한 특성을 보여주며, 메를로는 이른 향 성분의 발달, 균형 잡힌 당분과 밝은 산도를 보여준다. 올해 카베르네 소비뇽의 특징은 풍성한 타닌과 복잡한 풍미이다. 우리의 2023 레드 와인은 더 서늘했던 빈티지를 반영한다. 와인은 우아함과 순수함, 균형 잡힌 알코올과 정확한 풍미를 가졌다”

캘리포니아 포도밭. 협회 제공
▲세인트 헬레나(St. Helena)의 알파 오메가(Alpha Omega) 와인메이커 맷 브레인(Matt Brain)

“우리는 서늘한 온도에 맞서면서 포도의 성숙을 촉진하여 그린 캐릭터를 낮추기 위해, 일부 포도를 따서 버리고 약간 공격적으로 잎을 잘라내어 포도를 햇빛에 노출시켰다. 과일은 깊은 색상, 복잡한 풍미와 향 그리고 좋은 산도 수준을 보여준다. 수확량은 일부 지역에서 평균부터 많은 양까지 다양했다. 나는 빈티지의 복합성을 좋아한다. 올해의 하위 AVA 들은 상당히 차별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포도밭 구획과 토양 타입을 진정하게 드러낼 것이라고 본다”

▲소노마 카운티, 글렌 엘렌(Glen Ellen) 벤지거 패밀리 와이너리(Benziger Family Winery) 와인 양조 디렉터 라사 아마롤리(Lisa Amaroli)

“이번 겨울에 내린 풍부한 비 덕분에 땅이 안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포도나무는 왕성하게 캐노피를 키웠으며, 길들이는 데 일부분 관리가 필요했지만 긴 성장 시즌을 위해 준비할 수 있었다. 우리는 물 관개를 50% 이상 줄이고 일부 구획에는 전혀 관개 작업을 하지 않았다. 수확은 9월 21일에 시작했으며,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늦은 시작이다. 총 예상 생산량의 60%가량이 2주간동안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과일이 훌륭한 풍미, 낮은 당분 수준에서 집중도와 균형 잡힌 산도를 보여준다. 소비뇽 블랑에서 카베르네 소비뇽까지 모든 과실이 훌륭하다. 우리에게 이번 빈티지의 빛나는 스타 중 하나는 과실미, 과즙미, 풍부한 집중력을 갖춘 메를로다. 우리는 그동안 우아함과 대담함을 봐왔으나, 올해에는 그것을 넘어섰다. 나는 이것을 은총이라 부르고 싶다."

제이 로어. 최현태 기자
▲제이 로어 빈야드 & 와인즈(J. Lohr Vineyards & Wines) 회장·최고경영자 스티브 로어(Steve Lohr)

“모든 포도밭이 유사하게 서늘하고 습하며 늦은 성장 시즌을 맞았다. 포도를 10월 2일에 처음으로 수확했다. 올해 놀랍게도 다른 것은 당분이다. 당분이 매우 느리게 올라왔다. 그리고 pH 는 이전 몇 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다. 아주 균형 잡힌 해였고 품질이 정말 높았다. 이를 목격하는 것은 정말 환상적이었으며, 풍미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웠다. 특히 피노 누아와 시라가 그러하며,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그리고 카베르네 프랑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반적으로 이 시기에 일부 포도가 쪼그라들 수 있으나, 감사하게도 폭염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수확량은 포도밭 팀의 초기 예상보다 20%에서 25% 더 높았으며 포도는 훌륭한 상태에 도달했다. 풍요롭고 풍미가 가득한 와인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평소보다 약간 높은 산도를 가질 것이다. 이 빈티지는 1997, 2005 빈티지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말 높은 품질과 평균 이상의 수확량을 가질 것이다.”

로다이(Lodi)의 포도밭들은 겨울 비와 4월까지 계속된 습한 날씨 때문에, 큰 캐노피와 과일이 밀집한 구역에 흰 곰팡이의 위험이 발생했지만 역시 좋은 포도가 생산됐다고 평가합니다.

캘리포니아 포도. 협회 제공
▲아캄포(Acampo) 랑게 트윈 패밀리 와이너리 & 빈야드(LangeTwins Family Winery and Vineyards) 포도밭 운영 부사장 아론 랭(Aaron Lange) 

“깨끗한 포도밭 유지, 적절한 관개 관리, 소출량 통제, 부실한 포도 제거 덕분에 와이너리들은 뛰어난 포도 품질로 보상받았다. 포도밭 관리자, 해충 방제 자문가, 트랙터 운전자와 팀원들에게 크게 감사한다. 로다이의 수확은 늦게 시작되어 가을까지 길게 계속되었다. 랑게(Lange)는 11월 13일까지 계속 수확을 진행해 와이너리의 기록을 세웠다. 수확 시기가 늦어졌지만 랑게는 모든 품종이 시즌 종료 전에 완전히 성숙했다. 역대 빈티지 중 최고의 빈티지라 예상한다. 로다이와 클락스버그(Clarksburg) 아펠라시옹에서 생산되는 와인에 대한 전망이 매우 좋다. 최근 역사상 다른 어느 해보다도 더 완고한 기대감이 있다. 2023 빈티지는 와인 생산자에게 필요한 기개를 확실히 일깨웠다.”

웬티. 최현태 기자
▲리버모어(Livermore) 웬티 빈야드(Wente Vineyards) 포도 재배 매니저 한나 린더(Hanna Linder)

“리버모어 밸리와 아로요 세코(Arroyo Seco)에 있는 와이너리의 모든 포도가 시즌이 끝나기 전에 최고의 성숙도에 도달했다. 진짜 도전은 평균 이상의 수확물을 짧은 기간 동안 수확해 내는 것이었다.

레드 품종에 정말 훌륭한 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정말 훌륭한 색상, 멋진 풍미와 균형을 이루는 산도를 목격해왔다. 리버모어에서 나오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베르네 프랑은 몬트레이(Monterey)의 피노 누아만큼이나 결과가 기대된다.”

포도 수확. 협회 제공
▲몬트레이 카운티, 그린필드(Greenfield)의 샤이드 패밀리 와인즈(Scheid Family Wines) 경영 부사장 하이디 샤이드(Heidi Scheid)

“8월 말 스파클링 와인 포도의 수확을 시작했다. 평균적인 시작 일자보다 1주일 늦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시즌은 3주 정도 늦게 시작되었다. 10월 16일에 와이너리는 전체 포도밭의 단 40%만을 수확했는데, 이는 전년도 같은 시기와 비교하여 80% 정도에 달하는 양이다. 지난 한 달 동안 자연은 우리 편이었고 기온은 이상적이었다. 수확기가 늦게 시작할 경우, 수확이 완료되기 전에 비가 올 것을 항상 우려한다. 이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와이너리는 일부 늦게 익는 품종은 포기했다. 올해는 최근 기록중 가장 서늘한 성장 시즌 중 하나였으며, 많은 겨울 강우량이 특징이다. 이는 토양이 수분을 재충전하고 염분을 제거하며, 포도나무에 생기를 부여한다. 올해 품질과 수확량은 정말 훌륭하다. 그 중 상당 부분은 겨울의 풍부한 강우 때문이다. 늘어난 숙성기간 덕분에 과일이 품종의 강렬함, 균형 잡힌 산도, 낮은 알콜 도수와 적색 포도의 깊은 색상을 보여준다. 피노 누아, 소비뇽 블랑과 샤르도네와 같은 쿨 클라이밋 품종이 뛰어날 것이라 기대한다. 수확량이 풍부하고 탁월한 과일 품질을 얻을 수 있는 완벽한 해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포도 파쇄. 협회 제공
▲센트럴 코스트(Central Coast), 샌루이스오비스포(San Luis Obispo) 톨로사(Tolosa) 와인메이커 프레데릭 데리버(Frederic Delivert) 

‘2022년 피노누아와 샤르도네의 수확이 끝난 날보다 늦게 시작했다. 그는 성장 시즌에 지역 평균 강우량의 150%가 내렸다. 이어진 추운 봄 날씨 때문에 발아가 4월초까지 연장되고 지연됐다. 비의 영향은 대부분 긍정적이었지만, 습기로 인한 흰곰팡이 위험과 일부 포도밭의 침식 문제, 그리고 토양이 젖어서 트랙터 작업과 벌초를 지연시켰다. 큰 캐노피 때문에 포도밭 팀은 잎과 측면에 난 싹을 제거하는 데 추가적인 시간을 할애했다. 올해는 2019년을 떠오르게 하는데, 그 해도 늦은 빈티지였지만 훌륭했다.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는 분명히 해안적인 특성을 나타낸다. 화려하고 풍성한 스타일보다는 섬세함과 우아함을 보여주며 흙과 미네랄이 느껴진다. 누구나 샌루이스오비스포 해안에서 선호하는 스타일의 좋은 와인을 찾을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다.”

와인 양조. 협회 제공
▲산타 마리아의 밀러 패밀리 와인(Miller Family Wine Co.) 소유  총괄 부사장 겸 영업과 마케팅 책임자인 니콜라스 밀러(Nicholas Miller)“산타 바바라 카운티(Santa Barbara County)와 파소 로블스(Paso Robles)의 포도밭에서는 2022년보다 약 한 달 늦게 수확이 시작됐다. 모든 것이 평소보다 더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지만 정말 깨끗한 과일을 수확할 수 있었다. 우리 고객들은 품질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비가 토양에 축적된 염분을 씻어 내어 포도가 이전에 묶여 있던 영양소에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이는 또한 과일의 발달을 지연시켰고 수확을 한 달 정도 뒤로 미루게해, 짧은 기간 압축적으로 수확이 이루어졌다. 늦게 시작된 온화한 시즌 덕분에 평균적인 열매의 크기, 상당한 색상의 발달 그리고 훌륭한 풍미를 내는 것이 가능했다.”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olar),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등을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selles) 심사위원, 소펙사 코리아 소믈리에 대회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보르도, 부르고뉴, 상파뉴, 루아르, 알자스와 이탈리아, 호주, 체코, 스위스,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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