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정치네컷]`명품백 몰카`에 野 "진실 밝히라"

김미경 2023. 11. 2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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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가 지난 27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의혹을 폭로했다. 사진은 폭로영상 첫 화면 갈무리
최재형 목사가 지난해 9월 명품가방 구입 장면. 서울의소리 갈무리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결과가 프레스센터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다. 1차 투표 결과 사우디 119표, 한국 29표, 로마 17표로 한국은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결과 부산이 탈락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A컷

'몰카는 몰카, 명품백은 명품백'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정부 출범 초기인 지난해 9월 300만 상당의 고가 명품 가방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가능성이 있다며 대통령실에 해명을 요구했고, 여권에서도 진실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튜브채널 '서울의 소리'는 지난 27일 미국 시민권자인 최재형 목사가 지난해 9월13일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위치한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방문해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한남동 관저에 입주하기 전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하고 있었다. 최 목사는 서울의 모 백화점에서 명품가방을 구입하는 장면부터 김 여사에게 해당 가방을 건네는 장면까지 카메라에 담았다. 최 목사는 당시 김 여사에게 촬영사실을 알리지 않고 시계에 장착된 몰래 카메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영상 속에서 김 여사는 "자꾸 왜 사오느냐", "자꾸 이런 거 안해. 정말 하지 마세요. 이제", "이렇게 비싼 걸 절대 사오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목사는 김 여사가 차후에도 가방을 돌려준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의 소리 폭로 이후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은 김영란법 위반 가능성과 최 목사의 '함정 선물 및 촬영' 등에 대한 논란으로 갈라졌다.

여권에서는 '몰카'와 '최재형 목사'에 주목했다. 해당 폭로 영상이 '몰래 카메라'로 촬영한 것임을 서울의 소리 측이 먼저 밝혔고, 명품가방을 구입하는 과정부터 건네는 장면까지 모두 촬영을 한 것은 함정취재라는 게 여권의 주장이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최 목사의 친북성향을 문제 삼으며 "자기 시계에 몰카를 붙여 계획적으로 '김건희 죽이기'를 한 점, 김 여사의 부친과 매우 잘 아는 점을 이용해 경계심을 허물은 점, 최고의 타이밍뿐 아니라 함정수사도 '공정'과 '정의'를 위해서라면 할 수 있다고 나오는 장인수의 일그러진 사이비기자 의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실이 절대 침묵을 지키거나 무시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그런 세상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B컷

문제의 그 명품가방

몰카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취임 이후 시점에 고가의 명품가방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 된 것 자체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전 의원조차 "요즘 위기를 타개하는 최고방법은 되도록 빨리 당사자가 팩트를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밝히는 것"이라며 "최선의 방어는 바로 공격"이라고 충고했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도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여사는 명품백 받았는지 밝혀야 한다"며 "함정은 함정대로 비판하고 죄가 되면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이 사안의 본질은 '그걸 받았느냐'임을 직시해야지, 다른 곁다리로 본질을 흐리지 말라"고 촉구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박성준 대변인은 서면 브리에서 "김 여사는 고가의 명품 가방을 선물 받았는지 책임 있게 해명하라"며 "대통령실 입장은 무엇인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서울의 소리'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김영란법 위반이다. 따라서 대가성 있는 뇌물인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대통령실은 명품 가방을 선물한 최씨와 면담한 이유는 무엇이고, 부적절한 청탁이 있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김 여사가 명품백을 선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이 보도의 사실 여부를 모르겠기에 대통령실 측에서 답변했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정말 '명품 가방'을 받았는지, 받았다면 아직 소장하고 있는지, 해당 가방을 선물한 최 목사와는 어떤 관계인지 그런 부분을 해명하라"며 "사실이라는 전제로 질문드리는 게 아니고 경우에 따라 법 위반이 될 수 있는 만큼 답변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A컷

지구 495바퀴 돌았는데 '29표'…2030부산엑스포 불발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가 불발로 끝났다.

국제박람회기구(BIE)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제173차 총회를 열고 2030년 엑스포 개최지 투표를 진행한 결과 165표 중 119표(72.1%)를 얻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최종 개최지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한국 부산은 29표(17.6%), 이탈리아 로마는 17표(10.3%)를 받았다.

엑스포 개최지는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을 득표해야 한다. 리야드는 득표율 72%를 넘겨 1차 투표 문턱을 넘었다. 부산은 1차 투표에서 리야드의 3분의 2 득표를 저지한 뒤 2차 투표에서 로마 표심을 흡수해 막판 역전극을 노렸으나 아쉽게 1차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2030엑스포는 원래 사우디 리야드가 가장 유력한 개최지로 손꼽혔으나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박형준 부산시장, 엑스포 유치위원회 민간 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자동차그룹 회장 등이 전방위적으로 17개월동안 지구 495바퀴를 도는 열정과 의지로 추격하면서 '막판 대역전극'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윤 대통령은 취임 후 1년6개월동안 150개 이상의 국가 정상들과 양자·다자회담을 하면서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했고,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의 협력방안도 모색했다. BIE 투표 직전인 지난 23~25일(현지시간)에는 직접 프랑스 파리를 찾아 BIE 대표단들과 오찬·만찬을 이어가면서 막판 유치전에도 힘을 쏟았다.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제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도 연사로 나서 영어로 연설하며 한국과 부산의 비전을 각국에 알렸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나니 '오일머니 파워'를 앞세운 사우디 리야드의 독주가 확인됐다.

◇B컷

2030부산엑스포 탄식과 허탈의 순간…"이게 진짜일리 없어"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2030부산엑스포 유치전이 실패로 끝난 것에 "국민 여러분이 그동안에 지원해 주신 것에 대해서 성원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해서 대단히 죄송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한 총리는 "우리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한 재계, 여러 기업들과 또 우리 정부가 한 일을 돕기 위해 힘 써주신 모든 정부의 모든 분들, 부산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칠곡아지매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응원, 국회의 만장일치 지원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한 총리는 특히 부산엑스포 유치기간 중 윤 대통령을 비롯한 민관이 BIE 182개 회원국과 외교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을 부각하면서 "우리의 외교적인, 새로운 자산을 얻었다"면서 "저희가 (이를) 더 발전시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아쉬운 결말을 드리게 돼 송구하다"면서 "2035년 엑스포 유치 도전을 합리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우리 부산은 전 세계로부터 뛰어난 역량과 경쟁력, 풍부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정부, 부산시민과 충분히 논의해 2035년 엑스포 유치 도전을 합리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포기하기에는 이번 유치전으로 얻은 성과가 크다는 게 박 시장의 판단이다. 그는 "우리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약해지지 않을 것이며 지치지 않을 것"이라며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부산의 도전은 계속된다"고 피력했다.

박 시장은 패인을 유력 경쟁국인 사우디보다 1년 늦은 유치활동이라고 꼽았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신청했던 문재인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보낸 시간이 사우디에 유리하고, 우리에게 불리한 결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지난 정부에서) 엑스포 유치를 국가사업으로 정해놓고도 사우디보다 1년이나 늦게,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선 점은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며 "외교가에서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뒤늦게 우리가 나서서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고 초반 열세를 극복하는 데 그만큼 어려움이 컸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일 머니를 앞세운 경쟁국의 유치 활동에 대응이 쉽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라고 짚었다.

박 시장은 아울러 "대한민국 원팀이 전 세계에 부산을 알리고, 세계 여러 나라와 부산이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에 엑스포 유치 무산에 실망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며 "뜨겁게 응원해주시고, 함께 뛰어온 모든 분의 땀과 눈물과 노력과 열정을 오롯이 기억하고 도전하면 우리는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각오를 새로이 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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