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尹心은 있고 民心은 없는 與, 혁신위 만들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민영빈 기자 입력 2023. 11. 29. 11:30 수정 2023. 11. 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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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통령과 자주 만난다. 어떤 때는 만나면 세 시간씩도 이야기한다. 하루 서너번씩 전화도 한다. 밤늦은 시간이라도, 밤 9시나 10시에라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다."

대놓고 지역구 재출마 의지를 시사한 것과 동시에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거론하며 혁신위 압박에 맞불을 놓았다.

돌이켜보면, 국민의힘이 처음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띄운 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확인한 민심에 맞춰 당을 쇄신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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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통령과 자주 만난다. 어떤 때는 만나면 세 시간씩도 이야기한다. 하루 서너번씩 전화도 한다. 밤늦은 시간이라도, 밤 9시나 10시에라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 25일 김기현 국민의 대표가 본인 지역구인 울산 남구을 의정보고회에서 한 말이다. 대놓고 지역구 재출마 의지를 시사한 것과 동시에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거론하며 혁신위 압박에 맞불을 놓았다.

이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중진·친윤의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를 권고하면서 ‘윤심’을 거론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행동이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혁신안을 소신껏 추진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한 인 위원장에게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함께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윤심을 내세우지 말라”며 강하게 비판했던 김 대표는 이젠 어디에도 없다. 단 13일 만에 180도 다른 사람이 돼 버렸다.

윤심이 거론될 때마다 당 혁신안의 취지는 퇴색됐고, 방향은 사라졌다. 혁신위는 출범 한 달 동안 다섯 개의 혁신안을 당에 제시했다. 이 중 당이 확실히 수용한 건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징계 철회뿐이다. 가장 간극이 컸던 ‘중진·친윤 의원의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안은 오는 30일 혁신위 회의를 통해 안건으로 의결하겠다는 으름장에도 당 중진·친윤은 지역구 사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게 현 주소다.

이런 상황에서 인 위원장의 ‘패드립 파문’은 그나마 좋았던 혁신 이미지까지 깎아 먹었다. 인 위원장은 지난 26일 국민의힘 서산·태안 당원협의회 강연에서 “한국의 온돌방 문화는 아랫목 교육을 통해 지식, 지혜, 도덕을 배우는데,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며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의 잘못이 큰 것 같다”고 했었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처음엔 ‘푸른 눈의 한국인’이 ‘여의도 문법’과 사뭇 다른 말을 쏟아내면서 고루했던 당을 새롭게 쇄신할 수 있을 거란 희망과 기대가 모였지만, 지금은 ‘인요한의 입’이 새로운 리스크라는 말도 나온다.

돌이켜보면, 국민의힘이 처음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띄운 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확인한 민심에 맞춰 당을 쇄신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김 대표는 “혁신위는 위원 구성과 활동 범위, 안건과 활동 기한 등 제반 사항에 대해 전권을 갖고 독립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한 달이나 지난 시점에서 혁신위의 시발점이었던 ‘민심’은 잘 보이질 않는다. 민심이 빠진 자리에 ‘윤심 경쟁’과 ‘패드립’만 남은 형국이다. 혁신위가 제시한 다섯 개의 혁신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특권 의식에 빠진 게 현 집권당 지도부의 민낯이다. 잘못된 정치를 이제라도 바로 잡으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하다.

이런 행보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 계속된다면 결국 혁신위를 띄운 건 선거 참패의 책임에서 일시적으로나마 벗어나고자 했던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것을 당 스스로가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왜 인요한 혁신위를 출범했는지 그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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