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선 경선 7주 남기고 유력 보수 단체 헤일리 지지
“대선 본선에서 바이든에 승리할 유일한 후보”
조직력·자금 취약한 헤일리가 판세 뒤집을까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막대한 정치자금을 기부하고 선거운동을 지원해온 미국의 유력 보수 정치단체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조직력과 선거 자금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보다 열세인 니키 헤일리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 판세 변화가 예상된다고 미 주요 언론들이 28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억만장자 기업인인 찰스 및 데이비드 코치 형제가 설립한 미국번영을위한행동(APA)이라는 단체가 아이오와주 공화당 후보 경선 투표를 7주 앞둔 막판에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및 유엔 주재 미 대사를 역임한 헤일리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첫 후보 경선 아이오와주 투표 7주 앞두고 결정
에밀리 사이델 APA의 회장 겸 선임 자문위원은 이날 공개한 메모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부정적 캠페인으로 점철되면서 승리해야 할 훌륭한 후보들이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니키 헤일리 후보야말로 대선 본선에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후보”라고 밝혔다. 그는 헤일리 후보가 “트럼프를 절대 지지하지 않을 주요 중도파 및 온건파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모는 또 미국이 “보수 진보 극단주의로 분열돼 있다”면서 “지금 우리는 통치력과 정책 경험으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할 수 있는 검증된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니키 헤일리가 그런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APA는 별도의 메모에서 헤일리 후보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마이클 팔머 APA 선임 자문위원은 메모에서 디샌티스 후보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져 왔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시대가 끝났다고 강조해온 헤일리 후보에 대해 정치 자금 기부자와 엘리트 여론 주도층 다수가 트럼프를 대신하는 최선의 후보로 간주해왔다.
다른 주요 자금 기부자들과 여론 주도층도 헤일리 지지
코치 형제가 설립한 선거자금 모금 슈퍼 팩(super PAC)이 상황을 바꿀 전망이다. 선거 본부가 홍보 우편물을 발송하고 선거 운동원들이 유권자들을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설득할 수 있게 되며 나아가 TV 광고도 할 수 있게 된다.
헤일리 후보는 성명에서 “전국적으로 수백만의 민초들로 구성된 APA의 지원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APA 회원들은 이번 선거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안다”고 밝혔다.
APA의 지지로 헤일리 후보는 후보 경선 투표 시작을 몇 주 앞두고 큰 힘을 받게 됐다. APA는 올해 반트럼프 운동에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입한 단체로 아이오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여러 주에서 온라인 광고와 유권자에 대한 메일 발송을 하면서 반트럼프 행동에 900만 달러 이상을 써왔다.
아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 1위 유지
APA는 올 여름 대선 정치 자금으로 7000만 달러(약 900억 원) 이상을 모금한 상태다.
헤일리 후보는 공화당 최대 정치자금 기부자인 켄 그리핀 시타델 투자사 설립자의 지지도 받고 있다. 그리핀은 자신이 후원하는 후보에 수천만 달러에서 수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한 전례가 있다.
또 지난번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자문위원 개리 콘과 마이크 산티니 UBS 은행장이 최근 콘의 맨해튼 자택에서 열린 헤일리 후보를 위한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개최했다. 그밖에도 지난주초 뉴욕의 기부자 여러 명이 헤일리를 위한 정치자금을 모금했다.
홈데포 설립자 켄 랭곤도 다음주 헤일리 후보 지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27일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자금에 맞설 유일한 후보가 헤일리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선거 캠프 대변인 스티븐 정은 성명을 발표 “중국 1등 미국 꼴찌를 내세우는 APA가 친중국, 국경 개방, 세계주의자 후보인 니키 ‘새대가리’ 헤일리를 지지하기로 했다”면서 “의심스러운 자금”이 아무리 많아도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PA는 2016년 대선 때도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으며 자유무역 반대, 정부 예산 감축, 이민자 축소 등을 추진한 트럼프와 대립해왔다.
과거 APA는 헤일리 후보의 대외 정책을 비판하는데 수천만 달러를 썼다. 헤일리 후보는 강력한 우크라이나 지지입장이지만 이 단체가 후원하는 ”미국을 걱정하는 예비역(CVA)“라는 단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하는 것을 반대해 왔다. 또 이 단체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군을 지지하고 이란 공격에 반대했으나 헤일리는 철군에 반대하고 이란 공격을 지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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