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동안 3000여명과 비즈니스”
현지기업과 투자·계약, 협력기반 마련
부산의 2030세계박람회 개최는 불발됐지만 민관이 한 팀이 돼 지난 1년 6개월간 벌여온 엑스포 유치전이 전 세계 각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재계 리더들은 정부와 함께 지구촌 곳곳을 돌며 182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과 경제 분야 스킨십을 강화했다.
재계는 이번 엑스포 유치활동에서 물꼬를 튼 각국과의 경제협력을 더욱 확장해 비즈니스 외연 확장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29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우리 경제인들은 18개월간 175개국 3000여명의 정상과 장관 등 고위급 인사를 만났다. 이들은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순방에 동참하는 한편 개별적으로도 민간 외교관이 돼 부산엑스포를 홍보했다.
엑스포 유치전에서는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이들의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발판으로 향후 세계 각국과 경제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국내 주요 기업은 각국 방문을 계기로 현지 기업과 각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국내 투자를 유치하거나 계약을 따내는 등의 경제적 성과를 내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반제품 조립(CKD) 공장 설립을 위한 5억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합작 투자계약을 체결했고, SK그룹은 그보다 앞선 올해 4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수소·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미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유치했다.
포스코는 베트남에서 핵심광물공급망센터 설립 MOU를 체결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영국 방산기업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사용하는 155㎜ 포탄의 모듈화 장약(MCS)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밖에도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항공, 바이오 등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 분야에 대한 정부 간 MOU가 다수 체결됐고 이는 각국 기업이 상호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그뿐만 아니다. 그간 교류가 적었던 중남미,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과 경제협력에 대한 논의를 본격 시작했다는 데에도 의미가 크다.
정부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나라의 발전 경험을 공유한다는 차원에서 각국에 ‘맞춤형 경제협력 강화 패키지’를 제안했는데 기업이 함께하며 실질적인 사업 성사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아프리카 주요국과는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이 될 광물자원 개발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엑스포 유치 활동 과정에서 새로운 글로벌 시장을 발굴하는 부수 효과가 상당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분위기다.
삼성은 이재용 회장이 직접 해외 주요 사업 현장을 점검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는 효과를 얻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22일간의 최장기 미국 출장을 통해 미국 내 주요 글로벌 기업 CEO(최고경영자) 등을 만나 탄탄한 사업 네트워크를 다졌고 3번의 중동 방문, 일본·폴란드·파리 등 경제순방 동행 등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 발판을 마련했다.
SK의 경우 최태원 회장과 계열사 CEO가 프랑스 파리에 집결해 세미나를 열 정도로 열정적인 유치 활동을 벌였다. 이 자리에선 세계 각국과 합의한 윈-윈 협력모델 등 엑스포 유치 활동 중 창출한 ‘뜻밖의 사업 기회’ 사례가 다수 공유되기도 했다. 한 SK 계열사 CEO는 “EU(유럽연합) 일부 국가에서 전통·신재생 에너지 관련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고 소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을 필두로 BIE 회원국 정상 및 주요 인사들과 접촉해 부산 지지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와 CSR(사회공헌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추진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등 그룹의 사업 기반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뒀다.
현대차그룹의 저개발국 자립지원 사업인 ‘그린 라이트 프로젝트’는 올해 알바니아·짐바브웨·모잠비크 등 3개국에 신규 런칭했으며, 이는 부산엑스포 유치활동을 과정에서 추진된 상호 협력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동시에 다수 국가를 대상으로 고속철과 경전철 등의 철도사업과 소형모듈원전(SMR) 신규 참여를 타진하는 등 그룹 차원의 신규 비즈니스 기회 확보도 추진했다.
LG는 구광모 회장이 직접 미래 먹거리로 꼽은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서 새로운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기회 모색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통해 확실한 글로벌 인지도 향상을 얻었다는 평가다. LG는 올 한해 전사 차원에서 ‘브랜드 리인벤트’를 적극 추진하며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음과 역동성을 강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김은희·김성우·김민지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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