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 불발됐지만···부산, 도시 브랜드 세계에 알렸다

백승목 기자 2023. 11. 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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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프랑스 파리 외곽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 앞에서 부산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연합뉴스

2030 부산엑스포는 유치하지 못했지만 정부와 부산시·기업체 등 민관이 ‘코리아 원팀’으로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벌이면서 부산의 도시 브랜드 가치는 어느 때 보다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9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기관인 ‘지옌’이 지난 5월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센터 지수(SCI)’에서 부산시는 세계 77개 주요 도시 중 19위를 차지했다.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와 홍콩에 이어 3위를, 국내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스마트센터 지수는 디지털 중심 스마트 도시 경쟁력을 나타낸다.

최근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이 세계 1211개 여행 도시를 대상으로 뽑은 ‘2023 인기 급부상 여행지상’에 부산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함께 ‘톱2’에 선정되기도 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2023년 숨이 막히도록 멋진 여행지와 체험장소 25’에 도시 단위로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부산을 꼽았다.

엑스포 유치과정에서 부산시의 자매·우호도시는 기존 37개에서 49개로 늘었고, 대상 지역이 동유럽·아프리카까지 확대되는 등 글로벌 허브 도시 외교의 지평이 크게 넓어졌다. 부산이 최근 2년간 유치한 기업투자도 역대 최대인 101건 8조6084억 원에 이른다.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한 엑스포 유치팀이 지구 6바퀴에 해당하는 23만8500여㎞를 이동하며 23개국에서 유치 활동을 벌인 것이 이런 성과를 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부산시가 엑스포 유치에 처음 나선 것은 2014년 7월이다.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이 취임 직후 엑스포 유치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그해 11월 시민단체·종교계·학계·상공계 인사 35명으로 ‘2030 부산 등록 엑스포 유치 범시민 준비위원회’를 꾸렸다. 이후 2015년 10월 ‘2030 서포터즈’ 발대식과 함께 시작한 부산시민 100만명 서명운동에는 5개월여 만에 약 140만명이 참여하는 등 엑스포 유치 열기가 확산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5월 부산 엑스포 유치를 국가사업으로 확정했고, 같은 해 11월 정부 유치기획단을 출범시켰다. 2020년 6월에는 ‘2030 부산 월드 엑스포 범시민 유치위원회’가 꾸려졌다.

부산이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유치신청서를 내고 세계를 무대로 본격 유치 활동에 들어간 것은 2021년 6월이었다. 당시 엑스포 유치에 뛰어든 국가는 한국(부산),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이탈리아(로마), 우크라이나(오데사), 러시아(모스크바) 등 5개국이었다. 하지만 모스크바와 오데사는 전쟁에 휘말려 후보국 자격을 박탈당했고, 사실상 부산과 리야드가 후보 도시로 2강 체제를 구축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5월 2030세계 박람회 부산 유치를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민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박형준 시장은 “2030 엑스포 유치 과정 자체가 부산으로는 아주 영예로운 시간이었다”라면서 “대한민국 원팀이 전 세계에 부산을 알리고, 세계 각국이 부산과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라고 자평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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