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악용 뻔히 알면서도…은행계좌 제공 줄줄이 징역형

매달 수백만원 지급에 가담…전자금융거래법 처벌 못 피해

광주지방법원./뉴스1 DB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범죄에 악용될 것을 알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본인 계좌와 접근매체들을 범죄조직에 제공한 남성들이 잇따라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김효진 부장판사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방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25)와 B씨(25)에게 각각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2021년 6월쯤 광주의 모처에서 '계좌 사기'를 벌이기로 공모하고 범죄조직에 자신들의 계좌와 접근매체 등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자신들의 계좌가 불법 도박사이트 등 범죄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도, 조직이 피해자를 속여 전달받은 피해금을 중간에 가로채기 위해 고의로 계좌와 OTP카드 등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넘긴 계좌는 실제 전화금융사기 조직이 피해자로부터 수천만원의 돈을 건네 받는 것에 사용됐다.

재판부는 이들과는 별개로 기소된 C씨(38)에게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또 범죄수익금 1763만원을 추징 조치했다.

C씨는 지난해 6월1일쯤 지인에게 계좌와 비밀번호, 신분증 사진 등을 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자신의 계좌가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등 범행에 이용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매달 150만원의 대가를 받기 위해 범행을 벌였다.

김효진 부장판사는 "타인에게 양도, 전달한 접근매체는 불법 도박, 보이스피싱 등 다른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돼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일으킬 수 있어 피고인들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범행의 경위, 대여·전달한 접근매체의 수,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범행 수단과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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