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폭행 사실 알려도 오히려 2차 피해 ‘걱정’…잇단 전공의 폭행 사건, 이유 있었네!”

윤주성 2023. 11. 2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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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주상현 조선대병원 전공의협의회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g8R2FvE_DrE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조선대병원의 한 지도교수가 전공의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파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해 교수에게 또 다른 전공의도 폭행을 당했다"라는 증언이 추가로 나오고 있다는데요. 조선대병원만의 문제가 아니고 "제도적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병원 내 폭행 사건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주상현 조선대병원 전공의협의회장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주상현 조선대병원 전공의협의회장 (이하 주상현):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조선대병원의 한 지도교수가 전공의를 상습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병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요?

◆ 주상현: 지난 8월 말부터 10월까지 두 달 정도 저희 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같은 과 전공의를 지속적,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 윤주성: 이 폭행 피해 사실이 어떻게 해서 공론화가 된 것인가요?

◆ 주상현: 해당 피해를 당하신 전공의 선생님이 지난 10월 20일 밤 10시쯤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본인이 피해를 당한 사실을 직접 호소하는 글을 올리면서 사건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 윤주성: 공론화가 된 이후에 병원에서 조사를 해보니까 사실로 드러난 것이고요?

◆ 주상현: 20일 밤에 온라인 글이 올라오고 바로 다음날에 교육수련위원회가 열렸고 피해자가 첨부한 증거 자료에 의해 피해자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 윤주성: 저는 언론 보도를 보면서 깜짝 놀랐던 것이 언론에 알려진 사진을 보니까 복도에서 스태프들이나 다른 환자, 보호자들이 다 보고 있는 앞에서 얼굴에 손을 대고 있는 사진이 있던데요. 이것이 가능한 일인지 저는 의문이 들던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주상현: 사람들이 많은 환경이었기 때문에 영상에서 보여지는 부분은 굉장히 미미한 수준의 폭행 또는 폭력이었던 것 같고요. 보이지 않는 곳, 은밀한 곳에서는 훨씬 더 강도 높은 쇠파이프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을 당한 진술과 거기에 따른 정황 증거가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 윤주성: 사실 전공의에 대한 폭행이라든지 폭언 이런 것들을 막기 위해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을 것 같은데요. 법적으로나 아니면 병원 내 어떤 규정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인가요?

◆ 주상현: 이미 사실 저희 병원 안에서도 폭력 예방 규정이라든지 직장 내 괴롭힘 대응 규정이 존재하고 있는데 사실상 이런 규정 자체가 너무 복잡하고 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서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 윤주성: 폭행 피해가 표면으로 드러난 이후에 병원 측의 대응이나 조치 사항은 어떻습니까?

◆ 주상현: 일단 그 사실이 밤에 올라오고 나서 다음날 오전부터 조치가 들어갔습니다. 가장 먼저는 피해 전공의 선생님과 해당 지도 교수의 동선은 분리 조치가 됐고 "해당 지도 교수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이미 예약된 진료와 수술 집도 외 활동을 제한하기로 했다"가 같은 날 늦은 오후에 이사회를 통해서 모든 수술과 모든 외래 진료 업무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되었고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 윤주성: 병원 측의 이런 조치는 적절하다고 판단을 하십니까?

◆ 주상현: 일단 사건이 두 달간 지속되었고 이 사건 자체를 늦게 접수한 바가 있기는 한데요. 사건이 접수되고부터는 신속하게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윤주성: 그런데 "조선대병원 전공의협의회의 조사 결과 해당 교수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라는 증언이 추가로 나오고 있다는데 어떤 상황인가요?

◆ 주상현: 맞습니다. 이미 언론에도 한 차례 보도가 되었는데요. 같은 과의 "아래 연차 전공의가 또 같은 해당 교수에게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며 추가 증언이 지금 나왔습니다.

◇ 윤주성: 그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병원 측이 어떻게 조치를 하고 있고 충분하다고 보십니까?

◆ 주상현: 현재 같은 아래 연차 전공의 또한 동선 분리 조치가 됐고 이미 사실 해당 교수는 모든 업무에서 배제됐기 때문에 사실 피해를 당한 전공의 선생님들이 그 지도 교수와 마주칠 일은 없고요. 이후에 지금 조사위원회가 열려서 지금 해당 피해 선생님과 또 지도 교수를 조사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 윤주성: 의료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고질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 같은데요. 회장님도 현재 전공의 생활을 하고 있으니까 "왜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라고 생각하십니까?

◆ 주상현: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인데 그 이유도 사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문제 원인은 지도교수, 전공의의 관계가 절대적인 갑과 을의 관계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사실 사회 어디에서나 갑을관계는 있기 마련인데 모든 갑이 모든 을에게 부당한 폭언이나 폭력을 하지 않지는 않습니까? 일부 이런 사례가 있다면 이런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을을 보호하는 법이나 규정이 존재할 텐데 이런 문제가 계속 의료계 내에서 또 전공의 수련을 받는 전공의들에게 가해지는 이유는 전공의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윤주성: 지금 현재 전공의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은 어떻게 마련되어 있습니까?

◆ 주상현: 전공의법 제11조에 "전공의 등이 직장 내에서나 아니면 또는 폭행을 당할 경우에 이것을 막기 위해서 병원 자체적으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고요. 여기에 대해서 저희 병원 안에서도 폭력 예방 대응 규정과 또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규정이 있기는 한데 이 규정 자체가 굉장히 복잡하고 또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까 이것을 통해서 본인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보호를 받고 또 가해자가 적절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전공의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윤주성: 회장님 말씀은 문제제기를 해서 괜히 오히려 더 가해자로부터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그런 제도적 구조라는 것인가요?

◆ 주상현: 네. 맞습니다.

◇ 윤주성: 그러면 "이제 어떻게 개선이 돼야 한다"라고 주장을 하시는 것인가요?

◆ 주상현: 일단 지금 규정 시스템에 따르면 조사위원회가 열리고 한 30일 동안 조사를 진행하고 이 조사위원회 결과에 따라서 병원장에게도 보고가 가고 또 그다음에 윤리위원회가 개최되고 인사위원회가 개최되는데 이렇게까지 최종적으로 해결되려면 최소 3~4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이런 과정을 패스트트랙으로 단축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이 마련되어야 되지 않나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윤주성: 전공의특별법에 보호 규정이 마련돼 있고 이런 규정에도 불구하고 폭력 피해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는 병원 내 다른 조직 문화의 문제가 혹시 있을까요?

◆ 주상현: 의료계가 워낙 좁고 폐쇄적이다 보니까 이런 문제를 제기해도 사실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자기가 나중에 이것을 밝혔을 때 추후에 받을 2차 피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일단 쉬쉬하는 분위기가 만연하고요. 그리고 이러한 규정이 존재하지만 절대적으로 교수와 전공의 관계는 갑을관계이다 보니까 사실 을이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 것 같습니다.

◇ 윤주성: 교수와 전공의의 관계가 절대적인 갑을관계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갑을관계가 된 것이 이른바 도제식 교육 때문인가요? 아니면 체계적인 수련 시스템이 없기 때문인가요?

◆ 주상현: 사실 수련 시스템은 어느 병원이나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을 것이라고 보는데요. 일부 과에서는 도제식 교육일 수밖에 없는 그런 환경입니다. 특히 수술과 같은 경우에는 수술에 대한 그런 지식이나 이런 것들은 각 교수님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기 때문에 그것을 전수받지 못한다는 것, 그런 것이 예상된다면 전공의 입장에서는 해당 교수가 자기에게 부당한 대우를 한다 하더라도 쉽사리 그 교수에게 폭행 사실을 신고한다든지 이러기가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윤주성: 이번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김경종 조선대병원장이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폭력 예방 시스템을 점검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는데요. 병원 측의 어떤 엄중한 조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를 하십니까?

◆ 주상현: 사실 이런 비슷한 사례가 다른 병원에서도 있었는데요. 제대로 된 처벌이 현재까지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조선대병원장님께서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왜냐하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해야 하는데 "병원장님께서도 이 문제가 갑을관계에 있다"라고 보신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 예방 시스템을 점검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겠다"라고 말씀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회장님께서는 이런 폭력 피해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반드시 이점만은 개선되어야 된다"고 짚는 부분이 있을까요?

◆ 주상현: 지금 현재 조사위원회 꾸려졌는데요. 이 조사 기간이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3개월에서 최소 5개월이 걸리는데 폭행을 당하거나 폭력 또는 폭언을 당한 수준이 경미하다고 하면 사실 이런 기간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수 있겠는데 폭행 사실이 이렇게 중대한 경우에는 이렇게 오래 걸리게 되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지난한 어려운 과정을 거치게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중대한 폭력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이와는 별도로 패스트트랙과 같은 그런 새로운 규정이 마련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윤주성: 전공의의 수련 환경과 전공의에 대한 인식 변화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주상현: 네. 맞습니다. 일단 이런 재발을 막기 위해서 또 "전공의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라고 생각하는데요. 주변에 "이런 피해를 당한 동료 전공의가 있으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호소하고 함께 지지해주고 연대를 통해 이런 사건이 자꾸 수면 위로 나오게 되면 고질적인 의료계 내 폭행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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