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망한다면 골프 탓이란 소문 파다” 김정호 총괄 잇단 폭로
사내 욕설 논란이 불거진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적으로 반박 입장을 내며 카카오 내부에 산적한 문제들까지 폭로한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다음날에도 거듭 카카오 내부 이야기를 공개하며 시선을 끌고 있다.
김 총괄은 29일 오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난 9월 말 첫 출근 당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나눴던 이야기와 카카오그룹에 있는 법인 골프회원권 75%를 매각한 과정을 소상히 설명했다. 김 총괄에 따르면, 그는 김 창업자에게 법인 골프회원권을 이용한 골프 접대 관행을 없애달라는 부탁을 받고 “카카오는 대표이사, 대외 임원 1~2장이면 될 것 같다”며 김 창업자부터 골프회원권을 포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당시 “카카오가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거다 라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라는 괴담 수준의 루머(소문)도 많았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창업자의 허락을 받은 김 총괄이 알아본 사내 법인 골프회원권은 많지 않았지만, 특정부서에선 한 달에 12번씩 골프를 치는 등 프로 골퍼 수준으로 즐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골프회원권 75%를 통째로 매각했고, 그렇게 생긴 돈은 직원 복지인 휴양·보육 시설에 투입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김 총괄은 최근 사내 회의 도중 한 욕설이 전날 대외에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지자 곧장 당시 회의 내용과 자신이 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담은 반박 입장을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공개했다. 그는 지난 22일 오후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가진 내부 임원급 회의에서 ‘여긴 문제 되는 사람들만 모여 있다’는 취지의 비속어가 섞인 거친 욕설을 해서 카카오 내부를 크게 술렁이게 했다. 위기에 빠진 카카오의 내부 쇄신을 위해 지난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데려온 인물인데다가, 네이버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발달장애인 고용 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인물로 대외적 신망이 높아 충격을 줬다.
그는 반박 입장에서 당시 욕설에 대해 제주도 본사 부지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비용 절감상 내부 계열사 직원들에게 시키자고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하고 정해진 외주업체를 쓰겠다는 임원과 언쟁을 벌이다가 욕설이 나왔다고 했다. 김 총괄은 “어떻게 700억~800억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라며 “이런 XXX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회사에서 이미 고용을 하고 있는 팀을 쓰라는 거잖나”라며 “내부 팀이 있는데 외부 업체를 추가 비용을 들여서 결재도 없이 쓰자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되물었다.
김 총괄은 이밖에 카카오에서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가령, 직책이나 경력에 안 맞게 들쭉날쭉 다른 연봉체계와 데이터센터 및 서울아레나 사업에 대한 비리 제보,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과 그에 대비되는 열악한 직원들 휴양 시설, 제주도 본사의 부족한 보육 시설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언급했다.
다만 카카오 내부에선 자신의 쇄신안을 음해하는 세력들에게 선전포고하듯 공개 폭로를 이어가는 김 총괄을 두고 걱정이 커지는 상황이다. 카카오에는 ‘100:0′이라는 원칙 겸 사내문화가 있는데, 내부 구성원끼리는 모든 걸(100) 공유하고, 외부에는 일절(0) 공유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카카오 내부에선 “일반 크루가 저렇게 공개적으로 얘기했으면 바로 해고되는 사안”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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