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Lab] 예비 고3 둔 40대 부부의 수난기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이혁기 기자 입력 2023. 11. 2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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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부부의 재무설계 2편
고3 앞둔 연년생 자녀들
부부 지출 절감 어려운 이유
학원비 등 고정지출 적지 않아
전체 지출항목 조금씩 줄여야

수능이 끝났다. 수험생들은 시원섭섭한 기분이겠지만, 내년 수능을 앞둔 예비 수험생들의 마음은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도 마찬가지다. 고1·고2 연년생 자녀를 둔 이번 상담자 부부가 그렇다. 학원을 하나라도 더 보내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출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할까.

자녀가 수험생일 경우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선에서 지출을 조정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 완전히 망했다(Korea is so screwed)." 지난 7월 EBS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듣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그가 들은 지난해 한국 합계출산율은 0.76명. 올해엔 상황이 이보다 더 나빠졌다. 지난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 부부들이 자녀를 갖지 않으려는 건 돈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 중국 위와인구연구소가 각국 정부의 통계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 자녀 1명을 18세까지 키우는 데 드는 양육비는 한국의 경우 3억6500만원에 달했다.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2021년 기준) 3만5127달러(약 4554만원)의 7.9배에 달하는 액수다.

한명 키우기도 이만큼의 돈이 드는데, 두명은 오죽할까. 이번 상담의 주인공 김양훈(가명·47)씨와 이은희(가명·43)씨가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 부부는 현재 고등학생인 두 자녀(18·17)를 키우고 있다.

고3을 앞둔지라 한달에만 100만원이 넘는 사교육비가 든다. 아내는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된 지 오래다. 혼자서 사실상 4인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남편 김씨는 이런 상황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문제는 부부가 펀드·주식·부동산 등 재테크를 하는 과정에서 연거푸 손해를 봤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부부가 모아둔 돈은 약간의 주식이 전부다. 자녀 양육비는 고사하고 부부는 노후 준비조차 전혀 돼 있지 않았다. 답답함을 느낀 부부는 필자의 상담실을 방문해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상담에서 파악한 부부의 재정상태를 간단히 설명하겠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은 월급으로 490만원(인센티브 월평균 50만원 포함)을 받는다. 여기에 아내가 아르바이트로 150만원을 보태 부부는 한달에 총 640만원의 소득을 번다.[※참고: 필자는 주기가 불규칙적인 인센티브는 소득에 포함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은 예외로 두기로 했다. 부부가 1년간 쓰는 비정기지출을 인센티브로 해결하고 있어서다.]

지출로는 정기지출 609만원, 비정기지출 월평균 50만원, 금융성상품 17만원 등 총 676만원이 발생한다. 이렇게 부부는 한달에 36만원씩 적자를 내며 살고 있다. 부부의 재무 목표는 '자녀 교육비 마련' '노후 준비' '대출금 상환' 등 크게 3가지다.

성장기 자녀를 둔 부부의 지출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고정 지출이 적지 않아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모의 연령이 40대면 자녀는 보통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인 경우가 많다. 이때는 사교육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다. 김씨 부부의 자녀는 연년생이므로 2년에 걸쳐 '고3 시기'를 맞이해야 한다.

따라서 미리 자금을 준비하지 않으면 자녀를 원하는 학원에 보내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이를 피하려면 적자를 무조건 없애고, 월 150만원 이상은 저축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것도 풍족한 액수는 아니다.

그렇기에 이번 시간엔 부부의 지출을 최선을 다해 줄이려고 한다. 하지만 예비 수험생을 둔 가정의 가계부를 정리할 땐 평소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 환경을 급격하게 바꾸면 자녀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어서다. 부부의 식비·생활비(120만원)가 대표적이다. 외식 횟수를 확 줄이거나 반찬의 질을 낮춘다면 한창 성장기인 자녀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한달에 120만원씩 지출하는 학원비는 더 그렇다. 해가 지나면 고3이 되는 첫째의 학원비를 지금보다 더 줄여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둘째의 학원비를 아끼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학원비는 손을 대지 않기로 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다행히 식비는 조금 줄일 수 있는 구석이 있었다. 아내 이씨는 손이 큰 편이다. 할인을 많이 받기 위해 고기나 야채를 한번에 몇 ㎏씩 구매하는 게 습관이다. 그러다 다 먹지 못한 음식은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앞으로는 식단을 짜고 그 안에서 먹을 만큼만 구매하기로 했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정 힘들다면 근처 시장의 반찬가게를 이용해 잔반이 나오지 않도록 신경 쓸 예정이다. 이런 노력으로 부부는 식비·생활비를 120만원에서 105만원으로 15만원 줄여보기로 했다.

남편도 자신의 용돈(40만원)을 줄여 지출 절약에 힘을 보태기로 결심했다. 그는 퇴근 후 편의점에서 소주와 안줏거리를 사와 집에서 마시는 걸 좋아한다. 술집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긴 하지만, 건강도 생각할 겸 앞으로는 이 횟수를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남편의 용돈은 40만원에서 30만원으로 10만원 줄었다.

마지막으로 통신비(20만원)를 아끼기로 했다. 이를 위해 부부의 스마트폰 요금제(각 4만원·총 8만원)를 알뜰폰으로 바꿀 예정이다. 부부는 4G를 쓰고 있는데, 5G보다 4G 할인폭이 더 큰 알뜰폰을 활용하면 지금보다 통신비를 더 아낄 수 있다.

부부는 기존 4만원짜리 요금제에서 2만원짜리 초저가 요금제를 쓰기로 했다. 2년 약정을 걸어야 하지만 데이터를 넉넉하게 제공하는 상품이어서 단점보다 장점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통신비는 20만원에서 16만원으로 4만원 줄었다. 예민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자녀들의 스마트폰 요금제는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이렇게 1차 지출 줄이기가 끝났다. 부부는 식비·생활비 15만원(120만→105만원), 남편 용돈 10만원(40만→30만원), 통신비 4만원(20만→16만원) 등 29만원을 절약했다. 이에 따라 부부의 적자 규모는 36만원에서 7만원으로 줄었다.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았다. 언급했듯 150만원가량 저축 규모를 만들어야 하는데, 143만원이나 부족하다. 자녀들의 생활패턴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초반엔 별다른 지출 감축이 없었다. 물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보험료(72만원), 신용카드 할부금(35만원), 비정기지출(50만원) 등을 알뜰하게 줄이면 된다. 과연 부부는 목돈을 마련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다음 시간에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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