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하마스에 휘둘릴라…이스라엘의 '휴전 딜레마'

조성흠 2023. 11. 2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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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일시 휴전을 연장하며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석방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같은 전개를 마냥 반길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스라엘로선 당면 목표인 인질 석방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으나 하마스로선 이스라엘 국내 여론을 좌지우지할 기회를 잡은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로선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들을 돌려받음으로써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충격을 받은 국내 여론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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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인질 석방으로 이스라엘 여론 좌지우지 효과
휴전 장기화시 '완전휴전 vs 전쟁지속' 갈등도 심화 전망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인질 석방에 기뻐하는 사람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일시 휴전을 연장하며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석방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같은 전개를 마냥 반길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스라엘로선 당면 목표인 인질 석방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으나 하마스로선 이스라엘 국내 여론을 좌지우지할 기회를 잡은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시 휴전이 장기화할 경우 하마스 소탕이라는 이번 전쟁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이스라엘 내부 강경론과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국제사회 요구 간의 대립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 인질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일시 휴전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에게 일시적 혜택을 가져다주었지만, 전쟁의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28일(현지시간) 평가했다.

하마스는 휴전을 통해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좀 더 연장하는 한편,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큰 타격을 입은 병력을 재편성하고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이스라엘로선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들을 돌려받음으로써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충격을 받은 국내 여론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게 됐다.

연료 및 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가자지구 주민들도 휴전 기간 더 많은 구호물자를 전달받을 기회를 얻었다.

가자지구 라파의 이집트 검문소 개방 요구하는 미국인들 (뉴욕 AF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이집트 영사관 앞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이집트 검문소 개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전쟁 초기 가자지구 북부를 먼저 공격하며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2023.11.29 kjw@yna.co.kr

이 같은 일시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휴전이 길어질수록 이스라엘의 난제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에서는 하마스의 인질 석방이 내부 여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현지 매체 하레츠의 정치 평론가 안셀 페퍼는 "하마스는 인질을 석방할 때마다 이스라엘 정서에 대한 주도권을 쥐게 된다. 이것이 진짜 딜레마"라며 "결국 이스라엘은 추가 인질 석방 또는 하마스의 여론 조종 차단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금까지는 민간인 인질이 협상 대상이었지만 이들이 모두 풀려나고 군인 인질만 남을 경우, 하마스의 요구사항이 늘어나고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여론에 또 다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석방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는 하마스 대원들 (라파 UPI=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이 석방한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로 이송돼 오자 하마스 대원들이 이들을 태운 적십자 버스를 안내하고 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휴전 5일째인 이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을 석방했다. 2023.11.29 kjw@yna.co.kr

게다가 하마스는 인질을 풀어주는 대신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들의 석방을 얻어냈고, 이들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대부분 서안지구로 돌아가면서 서안지구에서도 하마스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이는 서안지구에서 상대적으로 낮았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수위가 고조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NYT는 풀이했다.

전투가 오랜 기간 중단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의 휴전 압박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국 행정부에서는 이스라엘이 전투를 재개하더라도 기존과 같은 전면전 대신 하마스 수뇌부를 겨냥한 '외과수술식' 공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완전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 목소리도 시간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휴전 중 둘러보는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IDF)은 2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주위를 둘러보는 군인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스라엘 측은 4일간의 한시 휴전이 끝나면 최소 2달간의 격전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2023.11.28 kjw@yna.co.kr

반면 마지못해 일시 휴전을 지지한 극우 정당 소속 각료들을 비롯해 전쟁 지속을 요구하는 국내 압력은 여전하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머지않아 전투를 재개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 군은 전투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휴전 기간을 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미래 작전계획을 준비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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