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사기범에 빌려준 통장에 입금된 2억원 빼돌린 30대

항소심서도 징역 2년 유지

광주지방법원./뉴스1 DB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사기범에게 범죄에 이용될 계좌를 제공한 30대가 자신의 통장에 입금된 리딩방 투자사기 피해금 수억원을 빼돌려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성흠)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횡령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A씨(30)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21일쯤 SNS에서 알게된 B씨에게 자신 명의의 은행 통장과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A씨는 '계좌를 빌려주면 한달에 700만원을 주겠다'는 B씨의 제안을 받고 이같은 일을 벌였다.

B씨는 소위 '리딩방 투자사기' 범죄에 A씨의 계좌를 사용했다.

약속한 돈을 받지 못한 A씨는 이틀 뒤 계좌 접근매체를 재발급 받아 계좌에 들어온 투자사기 피해금들을 빼돌렸다.

그가 빼돌린 피해금은 2억2200만원에 달했고, 그는 이 돈을 도박 자금, 개인채무 변제 등에 사용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접근매체 대여 범행은 전자금융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저해하고 다른 중대 범죄에 악용될 위험성이 높아 처벌의 필요성이 크다"며 "피고인은 투자사기 범행에 이용된 자신의 계좌에서 거액을 개인적으로 소비하는 횡령 범죄까지 저질러 그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은 점, 피고인이 처벌받은 전력이 여러 차례 있는 점 등을 종합했을 때 원심의 형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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