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조선 기록화,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에서 다시 태어난다

삼성문화재단, 국회소재문화재재단과 '평안감사향연도' 보존 처리
국내 사립미술관 보존 기술로 해외소재 문화재 보존·복원 첫 사례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안중근 의사 유물의 보존처리 지원사업을 진행한 삼성문화재단이 이번에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협력해 보존처리가 절실한 국외 소재 한국문화유산의 보존·복원처리 지원사업을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보존처리 지원은 국내 사립미술관이 보유한 뛰어난 보존처리 기술로 해외소재 문화재 보존·복원을 지원하는 첫 사례다.

첫 사업은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에서 미국 피바디에섹스박물관이 소장한 평안감사향연도(平安監司饗宴圖)를 이달부터 약 16개월 동안 보존처리 하는 작업이다.

19세기 조선 기록화의 수준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평안도에서 열린 도과(道科)의 급제자들을 위해 평안감사가 베푼 잔치의 모습을 그린 8폭 병풍으로 급제자들이 대동강을 건너 평양에 들어오는 장면, 대로를 행렬하여 입성하는 장면, 평안감사가 선화당에서 급제자들을 만나는 장면, 부벽루에서의 잔치 및 연광정에서의 야간 잔치 장면, 대동강에서 뱃놀이하는 장면 등이 폭마다 단독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화견(그림을 그리는 비단)에 아교와 안료로 채색한 견본채색이며 각 폭 크기는 128.1×58.0㎝이다.

뛰어난 작품성에도 충해(벌레먹음) 등으로 상하좌우가 상당 부분 훼손됐으며 특히 부벽루 연회장면은 3분의 1 정도 그림이 없어진 상태이다. 노화로 인해 화견의 유연성이 떨어져 그림 전면에 걸쳐서 꺾이고 갈라짐도 나타난다.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에서는 그림의 뒤에 덧대어져 있는 오래되고 산화된 배접지를 제거하고 벌레먹음이나 다른 손상요인으로 없어진 부분을 그림의 재질과 동일한 종이와 화견을 제작해 앞뒤로 메워줄 계획이다.

류문형 삼성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안중근 의사 유물의 보존처리 지원에 이어 작품의 상태가 온전치 않아 전시되지 못하고 있는 해외의 한국문화재를 리움미술관이 축적한 보존처리 기술로 되살려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일을 지속해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