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을마다 의사결정 과정 여성 참여 더 높여야"

제주CBS 박혜진 아나운서 2023. 11. 2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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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극복제주=제주여민회 정은숙 정책위원장]
"2017년 제주여성 100인 원탁회의…여성의 낮은 대표성 높여야"
"성평등 마을 조성사업 2019년부터 12개 시범마을에서 실시"
"제주 마을마다 의사결정과정 배제돼 1가구 1표아닌 1인 1표로 바꿔야"
"12개 마을 중 6개 마을규약 바꿔, 타 시도 모범사례로 전국적 관심"
"여전히 가부장적 인식에 사업 확산 어려워…단계별 지원체계 필요"
"부녀회협의회, 이장협의회와 협력해 추진, 역량강화프로그램도 계획"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3년 11월 24일(금)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여민회 정은숙 정책위원장
제주여민회 정은숙 정책위원장

◇박혜진> 저출생 극복제주, 이 시간에는 제주 사회에서 저출생 문제, 돌봄 문제, 여성들의 경력단절 등 여러 사회 문제들에 대해서 다양한 얘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 지역에서 성평등 마을 만들기 사업을 해온 제주여민회 정은숙 정책위원장을 만나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정은숙> 안녕하세요.  

◇박혜진> 먼저 제주 여민회의 성평등 마을 만들기 사업, 어떻게 시작하게 됐습니까?  

◆정은숙> 우선 성평등 마을 조성 사업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드려야 되겠는데요. 성평등한 마을이라고 할 때 다양한 측면이 고려돼야 하겠지만 핵심은 마을의 의사결정 과정에 평등하게 참여하는 마을, 그런 마을을 만들고자 하는 건데요.

이를 위해 마을 여성들이 마을규약을 성평등하게 바꿔내고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활동을 해나가는 사업입니다. 시작은 2017년 제주여민회가 제주여성 100인 원탁회의를 했었거든요. 제주서 가장 바뀌어야 할 문제로 여성의 낮은 대표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어요.

제주 여성의 대표성이 너무 낮아서 여성이 느끼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건데요. 단적인 예로 여성 이장의 비율이 전국은 10% 정도가 되거든요. 전국 평균으로 여성 이장 비율이 제주도는 현재 1.2%예요. 제주지역 이장이 172명 정도가 되는데 그중 2명만 여성 이장입니다. 최대치였을 때가 2021년 5명이었는데 이게 역대 최대치였거든요. 역사상으로 보면 도지사라든가 국회의원도 여성은 한 명도 없었고 다만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한 분 정도 있었던 거고요.

도의원이나 5급 이상 관리직 공무원, 어촌계장 등 대표성을 가지는 자리도 현재까지도 20% 초반대밖에 안되거든요. 이런 현실에서 제주 여성들의 대표성을 높이는 것이 제주 사회에서 최대의 과제다라고 선정을 한 것입니다.

◇박혜진> 2018년도 마을의 의사결정 구조 관련해서 실태 조사하면서 정책 제안을 하셨던데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죠.

◆정은숙> 실태조사를 하고 분석을 해봤을 때 여성들이 부녀회를 중심으로 마을에서 너무 바쁘게 많은 일을 하고 계신 거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문제는 위치성입니다. 일은 많이 하고 계신 데 비해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너무나 낮은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문제였어요.

마을의 대표적인 의사결정 기구를 보통 개발위원회, 운영위원회 이런 것들을 볼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부녀회장 한 분 딱 유일한 여성으로 참석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당연직으로 한 분만 들어가 계시는 거죠. 저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개발위원회가 15명~20명도 넘고 40명 가까운 마을들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여성이 1명이거나 아니면 겨우 한 자릿수인 사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다른 정책 제언으로 선거권에 대한 거였는데요. 1인 1표가 아닌 여전히 1가구 1표제인 마을들이 많았어요. 이런 경우에는 여성들이 총회 참석이나 투표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주로 가구의 대표를 남성 가장으로 생각하고 있고 투표도 남성가장이 해야 한다는 가부장적인 관습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구요. 여성이나 다른 가구원의 의사는 반영이 되지 않는 상태여서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1인 1표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박혜진> 지난 3년동안 성평등 마을 만들기 사업을 해오셨는데 어떤 성과들이 있었는지도 궁금해요.

◆정은숙> 2019년부터 2021년까지 12개 시범 마을이 참여를 했어요. 그중에 6개 마을이 마을규약 개정을 실제 총회를 통해서 바꾸어냈고요. 또 두 번째 성과로 이 사업이 진행된 후 지역 내 연구기관들이 이와 관련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2021년에는 제주여성가족연구원에서 성평등 마을 사업을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까 연구를 했고요.

2020년에는 제주연구원에서 제주의 마을규약 연구가 있었거든요. 성평등 마을규약 표준 조항 관련한 내용들을 주요한 내용으로 연구에서 다루게 됐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거는 부녀회를 중심으로 마을 여성들의 참여 경험이 쌓이는 것과 의식의 변화들일 겁니다. 마을분들이 민주적인 마을 운영의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성평등 관점에서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라고 말씀들 많이 해주셨고요. 향후에 이 사업이 어떻게 확산되고 진화돼야 될지 그것들에 대해서도 계속 말씀을 해주고 계십니다.  

2019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 마련 및 공론화 사업 결과공유회. 제주여민회


◇박혜진> 2023년 올해까지 제주 성평등 마을 조성 사업이 진행이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진행됐죠?  

◆정은숙> 올해도 제주여민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여농, 제주YWCA, 이전에 참여했던 마을 여성들이 함께 추진단을 꾸려서 다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요. 사업에 참여했던 12개의 시범 마을 주민들과 함께 그동안의 변화도 파악하고 과제로 제시된 것들에 대해서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향후 사업들을 어떻게 도모할 수 있을까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에요.

12월 12일에는 네트워킹 데이를 열어서 처음으로 12개 시범마을 부녀회 분들이 함께 모여서 소통도 하고 각 마을에서의 경험들을 나눌 거고요. 성평등 마을 조성 사업의 확산을 위해서 서로 힘을 받고 연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박혜진> 앞으로 어떤 과제들이 남겨져 있죠?  

◆정은숙> 내년부터는 부녀회협의회라든가 이장협의회와 협력해서 이 일을 추진하려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또 공공 영역에서 여성들의 참여 경험과 훈련이 부족했던 것도 역사적으로 봤을 때 기회들이 적었기 때문에 훈련의 기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거든요. 여성들 스스로가 의사결정 과정을 기피하려는 것을 타개하기 위해서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져야겠고요. 단계별 지원체계도 마련해야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제 마을 간 소통과 연대를 위해서 네트워크 활성화도 필요하고요. 성평등 마을 조성 사업관 관련성이 깊은 마을 만들기 사업이나 도시재생 사업 등 같이 협업할 수 있는 지점들을 만들어내는 것도 남겨져 있는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혜진> 제주 지역에서 성평등 마을 만들기 사업을 해온 제주여민회 정은숙 정책위원장과 이 시간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정은숙>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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