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동무 없던 저와 대화해주신 선생님… 제가 멋지다는 걸 깨달았어요[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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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상담선생님.
하지만 선생님을 만나 단지 '평범한'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제게 생기가 돋아나게 했어요.
게다가 무관심이 일상이 되어 익숙해져 버린 제게 다른 생각을 갖게 해준 것도 선생님 덕분입니다.
감정을 자꾸 표현해보니 조금 더 저를 알아가는 것 같아 뿌듯하고,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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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나의 유일한 말동무, 상담선생님
안녕하세요? 상담선생님. 저 시현입니다! 작년에 상담받았는데, 기억하시죠? 당연히 기억하실 것 같네요. 상담받을 때보다 머리카락이 짧아지고, 키도 더 컸지만, 느낌이 있잖아요. 뭔지 아시겠죠?
선생님의 근황이 궁금하네요. 잘 지내고 계시죠? 저는 신방중학교에 입학해서 학교생활 잘하고 있어요. 선생님은 아직도 용곡초에 계시나요? 만약 계신다면 꼭 찾아뵙겠습니다. 선생님께서 궁금해하실지도 모르는 제 학교생활을 알려드릴까요? 제가 워낙 제 말을 하는 걸 좋아하잖아요. 저는 지금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있어요. 선배님들을 보면 살짝 무섭긴 하지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죠. 저는 신방중 1학년 3반의 반장이에요. 제가 반장이 되는 과정이 재밌어서 말할 내용이 많네요. (중략)
저는 선생님께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제가 제 할 말만 해도 묵묵히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수개월 동안 묵혀두었던 말들이 선생님을 만나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나와버렸네요. 선생님을 만나 대화하기 전까지 저는 우중충한 날씨 같았어요. 자존감이 높은 건지, 낮은 건지도 모르고, 우울한 건지, 우울하지 않은 건지…. 저를 정의하지 못해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하지만 선생님을 만나 단지 ‘평범한’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제게 생기가 돋아나게 했어요. 게다가 무관심이 일상이 되어 익숙해져 버린 제게 다른 생각을 갖게 해준 것도 선생님 덕분입니다. 선생님 덕분에 제가 저를 더 생각해보는 시간이 주어졌고, 그래서 지금 저는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고,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를 잘 알게 되었어요!!!
언젠가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보라고. 글을 써보거나 속으로 생각하거나, 어찌 되었든 현재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보라고 하셨잖아요. 그렇게 하라고 하신 뒤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속으로 제 감정을 표현하는 게 제 습관이 되었어요. 정말 제 습관이 되었어요!! 시도 때도 없이 속으로 “아, 지금 내 기분은 ‘잔잔한 파도’ 같아. 어, 아닌가? 살짝 들뜬 것 같기도 한데?” 이렇게 생각해요. 감정을 자꾸 표현해보니 조금 더 저를 알아가는 것 같아 뿌듯하고,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선생님과 상담했던 때가 떠오르네요. 없던 말동무가 생겨 정말 기뻤어요. 앞에서 말했듯이 저는 무관심에 적응했죠. 정말로 6학년 때 그 누구도 저에게 말을 걸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 제가 선생님과 대화하면서 제가 이 세상에서 최고로 제일 멋지다는 걸 깨달았어요. 역시 무관심이 정말 무섭고, 사람은 말을 해야 하나 봐요. 선생님과 상담할 때 정말 재밌었어요. 단지 대화만 하는 것인데도요. 선생님과 다시 대화하고 싶네요.(중략)
꼭 뵙고 싶네요. 졸업식 날 전화 번호를 여쭤볼 걸 그랬어요. 후회되네요. 선생님은 정녕 제 추억 속에 묻어야 하나요? 생각날 때마다 보고 싶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선생님. 앞으로 언제 뵙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만나면 신나게 인사해요. 왜 전 자꾸 선생님을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까요? 이 생각 때문에 가슴이 미어지네요. 선생님, 꼭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훗날 우리가 만날 때 진짜 진짜 신나게 인사하고! 이 편지는 이제 마쳐야겠어요. 할 말은 더 많지만, 이건 나중에 만나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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