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이이담 “내가 모르는 나의 아픔, 빨리 알아챌 수 있다면”[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3. 11. 2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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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민들레 역을 연기한 배우 이이담. 사진 고스트 스튜디오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인물들은 모두 환자의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의사이자 간호사지만, 그 스스로도 만만치 않은 정신적 결함을 안고 있다.

주인공인 정다은(박보영)이 가깝게 지내던 환자의 자살 사망 이후 깊은 우울증에 빠졌고, 그의 친구 송유찬 역 장동윤은 공황장애를 갖고 있다. 주인공 동고윤(연우진)은 손가락을 꺾는 강박이 있으며, ‘차지쌤’ 박수연(이상희)은 반복되는 업무와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로 우울감을 갖고 있다.

이중 극 중 간호사 민들레(이이담)의 시련과 성장담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는 차기 정신과 수간호사 후보로 꼽힐 정도로 능력이 있지만, 생활고에 허덕이고 있고 그 원인으로는 엄마와의 부정적인 관계가 원인으로 꼽힌다. 그는 실력이 있지만, 간호사로서 자신의 미래를 불투명해 하며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민들레 역을 연기한 배우 이이담. 사진 고스트 스튜디오



“작품에 처음 들어갔을 때 심리적인 부담이 컸던 걸로 기억해요. 엄마와 반목하는 서사도 있었고, 생활고로 돈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었어요. 부담감을 이겨내면서 가는 캐릭터였죠. 하지만 이런 이유로 들레는 자신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상황에 빠져요. 기본적으로는 따뜻한 사람이지만 행복한 사람이냐고 생각할 때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민들레는 극 중 정신과 의사인 황여환(장률)의 지속적인 구애를 받지만, 생활고와 직급의 차이를 들어 그를 밀어낸다. 이를 납득할 수 없었던 여환은 냉소적인 성격을 적극적으로 바꾸고, 이는 민들레도 바꿔 간다. 시련을 겪으면서 커플로 엮였던 두 사람은 조금 더 크고 밝은 사람으로 거듭났다.

“간호사라는 전문 직업군을 표현하는 것은 처음이었어요. e-book에서 나오는 정신과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의 책을 읽었고, 외국 의학물 드라마를 통해 생활감이 있는 의사, 간호사들의 걸음걸이, 작업하는 모습, 환자를 대하는 모습을 익혔습니다. 실제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견학을 할 기회가 있어, 실제 간호사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기도 했어요.”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민들레 역을 연기한 배우 이이담 출연장면. 사진 넷플릭스



평소 낯가림이 심한 편이었던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춘 이정은, 이상희, 박지연, 전배수, 박보영 등 동료, 선후배들의 도움으로 분위기에 적응했다. 연기에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황여환 역 장률과의 키스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정작 긴장이 돼 밥도 못 먹고, ‘로맨틱코미디’의 권위자 박보영에게 조언도 듣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박)보영 선배는 ‘그 안에서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야 하고, 예쁘게 담아야 하니까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장률 선배님도 감독님과 얼굴의 각을 맞춰야 하는 연습을 하시더라고요. 떨리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한 테이크(촬영 횟수)만에 오케이를 받아냈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정신과에서의 진료, 치료 행위는 우리가 흔히 병원 배경의 드라마나 의학물에서 기대할 수 있는 그림과는 달랐다. 비록 치열한 수술실의 모습이나 수술복, 많은 의료기기 등의 박진감은 없지만 대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는 각자의 아픔과 슬픔을 떠안은 후 이를 서로가 있어 풀어낼 수 있는 따뜻한 인간애가 있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민들레 역을 연기하며 황여환 역 장률과 키스장면 호흡을 맞춘 배우 이이담(오른쪽). 사진 넷플릭스



“정신질환에 대해 지금까지 무지했구나 생각했어요. 촬영하면서 느꼈던 것은, 제가 제 아픔을 몰랐던 것도 있었다는 거죠. 아팠구나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어요. 비록 저는 지금까지 그렇게 마음이 힘든 일은 없었지만, 앞으로 살면서 힘들 수도 있잖아요. 힘든 포인트가 생기면 이 작품에 참여한 배우로서 빨리 알아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사회적으로도 정신과의 문턱이 낮아지면 좋겠고요.”

2017년 단편영화 ‘두개의 빛:릴루미노’를 통해 이름을 알린 이이담은 2020년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이어, 2021년 tvN 드라마 ‘보이스 4’, JTBC 드라마 ‘공작도시’를 통해 인상을 남겼다. 올해에는 김우빈 주연의 넷플릭스 ‘택배기사’에서 김우빈의 심복 ‘4-1’ 역을 연기해 액션에도 도전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제 대표작이 됐으면 좋겠어요. 욕심을 많이 냈고, 순간순간 표정과 대본의 틈 사이를 많이 채워 넣은 인물입니다. 드라마 자체가 따뜻한 위로가 되는 작품이라, 제 대표작이 된다면 더한 영광은 없을 것 같아요.”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민들레 역을 연기한 배우 이이담. 사진 고스트 스튜디오



그의 차기작은 내년 tvN에서 방송되는 사극 ‘원경’이다. 그는 이방원의 아내 원경(차주영) 사가 시절 몸종 채령을 연기한다. 승은상궁이 돼 계급이 올라가며 방원과 원경 사이를 계산하는 똑똑한 인물이다. 이이담은 작품을 통해 사극이라는 새 지평에 도전한다.

“이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 안 해본 연기를 할 수 있어, 조금은 폭이 넓어졌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직은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더 넓은 곳을 지향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맡은 배역으로 그려지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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