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프·사이버먼데이` 구매객 사상 최대…소비 둔화 우려 불식
소매협회 "5일간 할인행사에 2억명 쇼핑…1인당 지출액은 감소"
고물가·대출상환에 소비둔화 경고…신용카드 부채, 2003년 이후 최대
추수감사절 연휴의 할인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판매액은 정책당국자나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다. 미국의 경기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소비 둔화 경고에도 불구하고 올해 추수감사절 연휴의 할인행사 기간 역대 최대로 많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20∼30%대의 파격 할인 혜택으로 고객이 몰리면서 온라인 쇼핑몰의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소비자 1인당 지출액은 오히려 작년보다 줄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추수감사절(11월 네 번째 목요일) 직후 월요일인 '사이버먼데이'(27일)에 미국 전자상거래 매출액이 124억달러(약 16조원)로 작년 같은 날보다 9.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이버먼데이 매출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며, 어도비가 예상한 증가율 전망치(6.1%)도 웃돌았다.
앞서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블랙프라이데이인 지난 24일에도 미국 전자상거래 매출액이 작년보다 7.5% 증가한 98억달러(약 12조8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추수감사절 당일부터 사이버 먼데이까지 5일간(일명 '사이버 위크')의 온라인 매출액은 총 380억달러(약 49조2000억원)로, 이 역시 어도비의 전망치(372억달러)를 웃돌았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그다음 주 월요일인 사이버 먼데이까지의 대형 할인행사가 이어진다. 이 때문에 이 기간 매출은 연말 쇼핑 시즌의 성과를 가늠하는 잣대로 여겨진다.
미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도 구체적인 매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달 17일부터 사이버먼데이까지 11일간 매출이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전 세계 소비자들이 이 기간 10억개 이상의 상품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사이버 먼데이 기간 온라인 쇼핑몰에서 전자제품의 평균 할인율은 31%, 의류제품의 할인률은 23%로 집계됐다.
비벡 판디야 어도비 애널리스트는 "올해 추수감사절 쇼핑 시즌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시작했지만 사이버 위크 기간 온라인 판매는 할인행사가 소비 수요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줬다. 특히 고급품이 충동구매를 자극했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후불결제(BNPL) 서비스가 매출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BNPL은 구매 후 물품 대금을 여러 달에 걸쳐 나눠 갚는다는 점에서 신용카드 할부 기능과 유사하지만,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거나 한도가 적은 학생, 주부, 사회초년생, 이민자들도 별도 수수료 및 이자 부담 없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어도비 집계에 따르면 사이버 먼데이 하루 동안 BNPL로 결제된 매출액은 전년보다 42.5% 급증한 9억4000만달러였다.
한편 이번 할인행사 기간 쇼핑객은 늘었지만 1인당 지출은 줄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소매협회(NRF)도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수감사절부터 사이버먼데이까지 5일간 총 2억40만명이 쇼핑을 했다고 밝혔다. 이는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소비가 크게 늘었던 지난해의 1억9670만명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이 기간 소비자 1인당 평균 지출액은 321.41달러로 작년의 325.44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이 기간 물가 상승 효과를 고려하면 1인당 실질구매 감소 폭은 더 클 수 있다.
앞서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은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연이어 소비 둔화를 경고한 바 있다.
월마트의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6일 실적발표에서 "소비자들이 10월 하순부터 식료품 및 생필품 영역에서도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대형 유통업체 타깃의 크리스티나 헤닝턴 최고성장책임자(CGO)도 실적발표에서 "소비자들은 고금리와 학자금 대출 상환 등 새로운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중첩된 경제적 압박의 무게를 느끼면서 (경기가 좋아야 소비가 늘어나는) 임의 소비재의 판매가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매 판매는 7050억달러로 전월 대비 0.1% 감소,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줄면서 이런 전망을 뒷받침했다.
신용카드 연체율이 높아진 것도 향후 소비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이달 초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발표에 따르면 3분기 총 신용카드 부채는 전 분기 대비 4.6% 늘어난 1조800억 달러(약 1400조 원)로, 2003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9월 말 현재 미결제 부채의 약 3%가 연체 단계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의 2.7%보다 증가한 것이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강욱, 조국 북콘서트에서도 "암컷 1등 못올라"…조국 "흐흐흐"
- 남우현 깜짝 고백…"희귀암 10시간 대수술, 숨도 잘 안쉬어져"
- [속보] 축구협회 "황의조 수사 결과 나올 때까지 국가대표 선발 안한다"
- "이제 됐다, 내 남편·아들 돌려달라"…러 엄마들 `분노의 시위`
- "내 마음 산산조각" 스위프트, 콘서트 중 숨진 팬 유족 만났다
- "김영선 좀 해줘라" 尹대통령-명태균 녹취록 공개 파장… 대통령실 "공천 지시 아냐, 그저 좋게
- 생산·소비 `동반 추락`… 설비투자 홀로 8.4% 반등
- `합병 SK이노` 1일 출범…무자원 산유국서 `친환경` 에너지강국 도약 이정표
- "기술혁신이 ESG"… AI로 고령화 해결 나선 제약바이오기업들
- "가계대출 총량규제 맞춰라"… 신규억제 넘어 중도상환 유도하는 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