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낳는 산파…‘창업 인큐베이터’를 만나다
[KBS 창원] [앵커]
중국 선전은 한때 값싸고 질 낮은 제품을 다량 생산하는 'OEM 위탁 제조 전문', 혹은 '짝퉁의 천국'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창업의 성지'로 이름을 바꿨는데요,
젊은이들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잘 연결되고 있는 건데, 창업 인큐베이터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건물 한편 작은 식당, 점심 손님들은 들어찼는데, 주방과 요리사는 없습니다.
손님이 휴대전화 앱으로 메뉴를 선택해 주문하면, 다음 날 원하는 시간에 자판기에서 꺼내 먹을 수 있는 스마트 무인 식당입니다.
[위안페이/다람쥐퀵푸드(벤처기업) 총괄 : "6㎡ 남짓한 공간을 이용해 건물 전체에 신선하고 맛있는 식음료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고, 고객의 시간을 절약하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5년 차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입니다.
실제 사람 같은 캐릭터가 온라인·SNS·홈쇼핑 방송을 합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누구든 2분만 얼굴과 목소리를 촬영하면 방송 캐릭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들 벤처기업이 태어난 곳은 선전 중심가에 있는 '텐센트 창업지원센터'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카카오·네이버 격인 중국의 SNS 포털 대기업인 텐센트가 회사 두 곳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변중창/유성엔진과학(벤처기업) 영업총괄 : "텐센트와의 협약으로 파트너가 된다면 텐센트 자원의 접근성이 향상 되며, 직접 고객과 예약하여 미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센터가 아이디어를 평가해 사업화를 결정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공간을 내주고 회사를 만들어 키울 방법을 컨설팅해줍니다.
업종별로 필요한 기술과 마케팅, 법률 지원도 무료!
100여 개 금융기관과 연결해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연결하고, 대기업의 투자유치 플랫폼도 공유합니다.
[심흡금/선전상법류과기유한공사(벤처기업) 대표 : "융자 관련해 텐센트가 여러 투자기관을 소개해주어 교류를 도왔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사업확장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기술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창업의 모든 절차를 지원하고 있는 겁니다.
이곳은 해마다 50여 개 회사의 창업을 돕고 있습니다.
최근 7년 동안 360개의 회사가 이곳의 도움을 받아 탄생했는데요,
이들이 창출한 이익은 600억 위안, 한화로 11조 원이 넘습니다.
창업에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큰 역할입니다.
[동진차오/선전 텐센트 창업지원센터장 : "실패한 프로젝트에 대해서 다음 창업을 재시도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합니다. 그들이 창업을 계속하길 원한다면 공간 입주 우선권을 제공하고 우선권에 따른 일부 임대료를 감면해 줍니다."]
이런 창업 인큐베이터가 선전에만 100여 곳, 대기업·중견기업들이 인큐베이터를 자처하며 자신들의 성과와 노하우를 청년들에게 나누고 있습니다.
정부는 사업자 등록을 하루 만에 마무리할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한 절차로 창업을 돕고, 창업 5년 안에 일정한 성과를 거두면 지원을 대폭 확대합니다.
창업 기업이 생각한 제품의 견본을 일주일이면 만들 수 있다는 기존 선전의 제조업체들도 든든한 서포터입니다.
[동진차오/선전 텐센트 창업지원센터장 : "대기업들이 일부 사업을 개방하고 양보해야 합니다. 생태계에 큰 물고기만 있다면 다른 생태계 요소들은 형성되기 힘들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창업 기업들은 디지털 산단 혁신의 자양분으로 도시 발전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선전은 중국 도시별 창업환경, 국제특허 출원, 혁신능력 1위 도시에 올라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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