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일론 머스크 가자지구에 ‘공개 초청’…머스크 “위험해 보여”

박용하 기자 2023. 11. 2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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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대주의 논란 후 이스라엘 총리 만나
“하마스 제거 돕고 싶다” 밝힌 머스크에
“가자 학살 직접 보고 객관적 판단해주길”

이스라엘 정부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최근 ‘반유대주의’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전장인 가자지구로 공개 초청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 정치국 소속 오사마 함단은 이날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 주민을 상대로 자행된 학살과 파괴의 정도를 객관적이고 믿을 수 있는 기준에 비춰 판단할 수 있도록, 그가 가자에 방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머스크는 현재로선 초청에 응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서 하마스의 초청에 대해 “당장은 그곳이 조금 위험해 보인다”며 “그러나 나는 장기적으로 번영하는 가자지구가 모든 이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분명히 믿는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이번 머스크 초청은 그가 반유대주의 발언에 공감해 논란을 일으킨 뒤 이스라엘을 방문한 가운데 나왔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 15일 엑스에서 유대인들이 백인에 대한 증오를 의도적으로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 사용자의 글에 “당신은 실제 진실을 말했다”고 동조하는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한 항의로 미국 반도체 기업 IBM이 엑스에 대한 모든 광고 게재를 중단하는 등 광고주 이탈이 가속화되자, 머스크는 사태를 진화하고자 전날 이스라엘에 찾아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접견했다. 총리실이 공개한 영상에는 방탄조끼를 입은 머스크가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휴대전화로 키부츠 현장의 사진과 영상을 찍는 모습이 담겼다. 총리가 “하마스는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고 말하자, 그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나도 돕고 싶다”고 호응했다.

머스크는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의 가족들과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여성은 자기 아들이 하마스에 납치되면서 심하게 다친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머스크에게 휴대전화로 보여줬다. 또 다른 인질의 아버지는 “우리의 마음은 가자지구에 인질로 잡혀있다”는 문구가 새겨진 금속 인식표 목걸이를 머스크에게 선물했다. 머스크는 엑스에서 “이 목걸이를 인질들이 풀려날 때까지 계속 착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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