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장 조폭 한때 줄지어…교도소 막상 간다니 시원섭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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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A)팀 출발합니다."
28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대구교도소 앞.
앞서 법무부는 1971년 화원읍에 문을 연 대구교도소가 낡고 오래돼 교도소를 이전하기로 했다.
1971년 화원읍에 문을 연 대구교도소의 전신은 1908년 대구시 중구에 들어선 대구감옥(대구형무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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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A)팀 출발합니다.”
28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대구교도소 앞. 경찰 무전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긴장감이 돌았다. 교도소 정문으로 이어진 도로 양쪽에는 간이 펜스가 설치됐고, 경찰관 수십명이 거리를 두고 도열했다. 좌회전 신호등이 켜지자 경찰 오토바이와 순찰차 한대가 교도소 정문을 나섰다. 뒤이어 비상 깜빡이를 켠 법무부 호송 버스 6대가 줄지어 뒤따랐다. 호송 버스의 뒤쪽도 순찰차가 호위했다. 이날 대구교도소 재소자 2200여명은 18㎞ 떨어진 달성군 하빈면의 신축 대구교도소로 이감됐다.
이날 화원읍 교도소와 하빈면 신축 교도소 일대에는 대구경찰청 소속 순찰차 12대, 버스 4대와 기동대 3중대, 특공대 2개팀 등 300여명이 투입됐다. 경찰들은 재소자 탈주 등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권총에 실탄을 장전했고, 테이저건도 지급받았다. 교도소 진입로를 포함해 이동 경로 곳곳에도 경비인력이 분산 배치됐다.
사형장이 있는 대구교도소는 사형수, 무기수 등 죄질이 무거운 범죄자들도 수용돼 있다. 이날 이감한 재소자 가운데는 사형수도 10명 있었다. 법무부는 교도관 600여명과 호송 버스 30대를 이감 작전에 투입했다. 6대씩 팀을 이룬 버스들이 화원과 하빈의 교도소를 오가며 재소자들을 실어 날랐다. 호송 버스에 탄 교도관들은 권총과 가스총으로 무장했다.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감 행렬을 지켜봤다. 주민 장선심(62)씨는 “속이 시원하다. 교도소가 집 앞에 있으니 창문도 꽁꽁 닫고 살았는데, 이제 마음 편히 살 수 있겠다. 이제 동네에 높은 건물도 들어오고 개발도 많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아무개(59)씨는 “80~90년대에는 까만 정장 입은 조폭들이 교도소 앞에 줄지어 서 있을 정도로 살벌했다. 교도소가 있어서 동네에 장사가 잘되던 시절도 있었는데, 나간다고 하니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앞서 법무부는 1971년 화원읍에 문을 연 대구교도소가 낡고 오래돼 교도소를 이전하기로 했다. 새 교도소는 전체 면적 26만9875㎡, 연면적 6만1123㎡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3층 높이다. 청사, 수용동, 비상대기소 등 모두 28개 동을 갖췄고, 사형장은 사라졌다. 교정시설 안 체육관과 테니스장 등은 주민에게도 개방한다.
재소자들이 떠난 화원읍 교도소 터는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대구시와 달성군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뮤지컬콤플렉스 등을 지어 문화예술 거점 지역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1971년 화원읍에 문을 연 대구교도소의 전신은 1908년 대구시 중구에 들어선 대구감옥(대구형무소)이다. 대구감옥은 일제강점기 서대문감옥(서대문형무소), 평양감옥(평양형무소)과 함께 전국 3대 감옥으로 꼽혔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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