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아파트가 4개월 만에…뒤늦게 오르던 '노·도·강' 술렁

이송렬 입력 2023. 11. 29. 07:01 수정 2023. 11. 2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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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 땐 막차였는데 내릴 땐 첫차"…'노·도·강' 어쩌나
노·도·강 주요 단지, 올해 신고가 찍고 하락 거래
"고금리 여전·정책 대출 상품 종료에 발길 끊겨"
서울시 노원구 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대표적인 서민 주거 지역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집값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서울 집값이 반등할 때 뒤늦게 상승 흐름을 탔던 이들 지역은 침체 분위기 속에서 가장 먼저 반응하는 모습이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인데 최근 높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되고 있고 이를 우회할 정부 정책 상품마저 종료되면서 발길이 뚝 끊겼다는 설명이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SK북한산시티'의 전용 면적 84㎡는 지난 2일 6억33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4월 5억9900만원까지 내렸지만 지난 7월 7억500만원까지 다시 오르면서 회복하는가 싶더니 고점 대비 7000만원가량 하락했다.

바로 옆에 있는 '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면적 59㎡도 지난 7일 6억원에 직거래 됐다. 지난 7월 6억5000만원까지 올랐던 면적대다. 직거래는 통상 부동산 시장에서 정상 거래로 보지는 않지만, 하락하는 추세를 짐작할 수 있는 거래다.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상계주공7' 전용 49㎡는 지난 3일 6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8월 6억4500만원까지 올라 올해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3개월 만에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중계동에 있는 '중계무지개' 전용 49㎡는 지난 7일 5억2000만원에 팔렸는데 전고점인 5억3400만원(8월)보다 1400만원 낮아진 수준이다.

휴무일을 맞은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도봉구 창동에 있는 '북한산아이파크5차' 전용 84㎡도 지난 10월 8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7월 8억7500만원으로 올해 신고가를 기록하고 2500만원 내렸다. 이달 들어선 아직 한 건의 거래도 신고되지 않았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창동역 인근에 있는 '창동주공3단지' 전용 49㎡도 지난 8일 5억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같은 면적대가 6억원에 팔렸지만 한 달 만에 1억원 하락했다.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올해 추석을 지나고부터는 분위기가 많이 조용해진 게 사실"이라면서 "집값이 오를 땐 다른 지역보다 늦게 오르고 내릴 땐 더 빨리 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도·강 집값이 다시 하락 전환한 것은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최근 3.82~6.22%로 집계됐다. 변동금리는 4.63~7.13%로 나타났다. 금리 하단은 3%대로 내려왔지만, 상단은 7%를 넘어가는 등 여전히 높다. 집을 사기엔 이자 부담이 크단 얘기다.

금리가 높은 가운데 이를 우회할 수 있었던 정부의 정책 상품 판매도 줄줄이 판매가 종료됐다. 정부는 지난 9월 말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를 종료하고 우대형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잇달아 내놨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도 최근 들어 판매를 중단했다.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노원구나 도봉구, 강북구 등은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대출 없이는 집을 사기 어려운 지역"이라면서 "올해 초 특례보금자리론이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등이 나오면서 거래가 있었지만, 현재는 판매가 종료되다 보니 거래도 끊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상반기 집값이 빠르게 오른 데 따른 피로감과 매도인과 매수인이 원하는 가격 눈높이가 달라진 점도 노·도·강 집값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창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올해 초 집값이 오르면서 집주인들은 낮은 가격엔 내놓지 않으려 한다. 반대로 언제나 그렇듯 사려는 수요자들은 조금이라도 낮은 가격에 사려고 한다"며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의 가격 차이가 커 거래가 안 되는 와중에 일부 급한 집주인들이 낮은 가격에 내놓은 집이 거래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0일) 기준 노원구는 0.04% 하락해 벌써 3주째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강북구도 0.03% 내려 마찬가지 3주 연속 내림세다. 이번 주엔 도봉구가 0.01% 떨어지면서 하락 전환했다. 노·도·강 모두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강남권 외곽지역인 구로구도 0.02% 하락해 2주 연속 약세다.

노·도·강 아파트 매매 심리도 부진하다. 노원, 도봉, 강북구가 있는 동북권 매매수급지수는 이달 셋째 주 기준 83.2로 전주(83.4)보다 더 낮아졌다. 지난 7월 마지막 주(31일) 기준 88.7까지 오르면서 연초(63.2)보다 크게 올랐지만, 다시 하락하는 추세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워질수록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보다 집을 팔려는 집주인이 많단 뜻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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