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크다고 선배를 무시해?" 30년 알고지낸 후배에 대한 50대의 앙심 [사건의 재구성]

흉기로 살해…징역 20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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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2022년 8월 경남 사천의 한 노래주점에서 A씨가 후배 B씨를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50대인 A씨와 B씨는 30년을 알고 지낸 사이다. 이들에겐 어떤 사연이 있길래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A씨는 나이가 들면서 B씨가 자신을 무시하는 언행을 일삼자 감정이 좋지 않았다. 사건 발생 약 5년 전쯤부터는 B씨가 함부로 욕을 하거나 이유 없이 때리는 일도 있었다.

A씨는 B씨에게 앙심이 생겼지만 B씨의 체격이 자신보다 컸기에 마땅히 대항하지 못했다.

그렇게 분노만 커져갈 때 A씨는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됐다. 자신이 자주가던 노래주점에서 일하던 여자친구가 “B씨가 이곳에 와있는데, 다툼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이곳으로 오지말라”는 통화였다.

마침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있던 A씨는 B씨에 대한 앙심에서 살해 충동을 느끼게 됐다.

A씨는 술자리에서 곧바로 일어나 자신의 차에 보관하고 있던 흉기를 챙겨 B씨가 있는 노래주점으로 향했다.

B씨를 발견한 A씨는 그 자리에서 B씨와 언쟁을 벌이다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B씨가 저항하자 한 손으로 B씨의 어깨를 잡아 저항하지 못하게 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과다출혈로 끝내 숨을 거뒀다. A씨는 도주했다가 추적망을 좁혀오는 경찰의 권유로 범행 약 4시간 만에 자수했다.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을 맡은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1부(정성호 부장판사)는 “A씨가 피해자에게 겁을 주거나 피해자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방어하려는 의도에서 칼을 소지했다가 다투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 범행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생명이라는 고귀하고 존엄한 가치를 침해하고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가하는 중대한 범죄로 죄질이 매우 나쁘고,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이 옳다며 상고를 기각해 A씨의 형은 확정됐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