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종노릇’ 지적에… 9兆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보증 다시 수술대

김유진 기자 2023. 11. 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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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소상공인 의견 수렴 착수
이용 대상 확대·금리 인하 가능성 검토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대출 확대할 듯
일러스트=손민균

금융 당국이 소상공인의 고금리 대출을 낮은 금리로 바꿔주는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의 이용 대상 확대와 금리 인하를 검토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라는 소상공인의 발언을 소개하며 저금리 대환사업을 활성화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29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을 수정하기 위해 소상공인의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소상공인이 워낙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소상공인 대환 보증 프로그램을 수정할 부분이 있는지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은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기업 가운데 정상 경영을 하고 있는 차주(돈을 빌린 사람)를 대상으로 금리 연 7% 이상의 대출을 연 5.5% 이하 저금리 대출로 바꿔 주는 정책이다. 이 대출에 대해 신용보증기금이 90%를 보증하고 나머지 10%는 은행이 보증한다. 지난해 9월 9조5000억원의 공급을 목표로 출범한 이 사업은 예산의 12%가량만 소진되며 사업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달 말 기준 저금리 대환보증 실적(누적)은 1조2148억원이다.

그래픽=정서희

금융 당국은 고금리 시기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의 이용 대상과 금리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제2금융권을 이용하고 계시는 소상공인 분들도 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대환 대출의 규모, 대상, 지원 폭을 넓히는 등을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을 이미 모든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확대한 만큼 대환이 가능한 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이용 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을 통해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대출은 현재 연 7% 이상 고금리 대출이다. 하지만 고금리로 분류되는 금리 기준을 낮춘다면 이 사업을 이용할 수 있는 소상공인은 늘어난다. 또다른 금융 당국 관계자는 “현재는 연 7% 이상 금리의 대출만 저금리로 대환할 수 있다”며 “연 5~6%대로 대출을 실행한 소상공인들에 대해서도 대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부분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코로나19 시기 이전 또는 이후에 받은 대출도 대환보증 대상에 포함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의 지원 대출은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취급한 대출에 한정된다.

소상공인이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을 이용하기에는 갈아탈 수 있는 금리 수준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대환 금리를 직접적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의 최고 금리는 연 5.5%로, 보증료율 0.7%를 합하면 실제로 소상공인이 이용할 수 있는 금리는 연 6.2%다. 소상공인들은 지역신용보증재단이나 다른 금융기관에서 시행하는 대환 사업의 금리에 비해 정부의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의 금리 수준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금융 당국은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을 통해 갈아탈 수 있는 금리를 이보다 더 낮게 책정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금리 현수막이 게시돼 있는 모습. /뉴스1

금융 당국은 올해 들어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을 한 차례 수정했다. 금융위는 올해 2월 사업 대상을 모든 개인사업자와 법인 소기업으로 확대했다. 기존에는 손실보전금 등 재난지원금 또는 만기연장·상환유예를 지원 받은 자영업자·소상공인에 한정됐다. 대환 한도를 개인의 경우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법인은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했다.

당시 카드론,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도 대환이 가능한 대출에 포함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올해 8월 말부터 사업자금으로 썼다는 용도만 확인되면 카드론과 신용대출 등도 최대 2000만원까지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코로나19 시기 카드론과 신용대출까지 사업자금으로 끌어다 쓴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을 수정한 것이다. 작년 말 기준 개인사업자의 고금리 가계신용대출 중 2000만원 이하 대출이 전체 대출의 86.7%를 차지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부실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은행이 수천억원의 부실을 떠안아야 하는 만큼 소상공인과 은행·2금융권의 의견을 고루 들어보고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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