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닥 예약 안 하면 진료 안 봐요"…디지털 난민 어쩌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픈 아이를 업고 뛰어 병원에 갔는데 '똑닥'으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진료를 볼 수 없다고 하더군요. 핸드폰을 챙기지 못할 정도로 정신없이 병원을 찾았는데, 병원에선 진료가 가능하다면서도 현장 접수를 거부합니다. 분통이 터집니다."
지난 20일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가 돌아서 나가던 황상진(45)씨는 "병원에 진료할 수 있는지를 물으려 내내 전화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아 직접 병원에 왔더니 똑닥 얘기만 하더라"며 "인터넷에 검색해도 사전 예약해야만 진료가 가능하단 얘기가 없었다.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복지부 "특정 예방 방법만 유도…진료거부 소지有"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아픈 아이를 업고 뛰어 병원에 갔는데 ‘똑닥’으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진료를 볼 수 없다고 하더군요. 핸드폰을 챙기지 못할 정도로 정신없이 병원을 찾았는데, 병원에선 진료가 가능하다면서도 현장 접수를 거부합니다. 분통이 터집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C병원을 찾은 윤정민씨(41) 이같이 말하며 답답해했다. 실제로 이 병원에서는 백신 접종을 하고자 병원을 찾은 어르신이나, 외국인 등이 발걸음을 돌리는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지난 20일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가 돌아서 나가던 황상진(45)씨는 “병원에 진료할 수 있는지를 물으려 내내 전화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아 직접 병원에 왔더니 똑닥 얘기만 하더라”며 “인터넷에 검색해도 사전 예약해야만 진료가 가능하단 얘기가 없었다. 황당하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만난 한 아이 엄마는 “할머니가 손자를 데리고 소아과에 왔는데 똑닥이 뭐냐고 묻다가 돌아가는 모습을 봤다”며 “예약하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따라가 보니 휴대폰도 스마트폰이 아니었다”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해당 병원에 ‘똑닥’을 가입하지 않으면 진료를 받을 수 없느냐고 묻자 관계자는 “불가하다”며 자리를 피했다.
그런데 비브로스는 지난 9월부터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유료화로 전환해 매달 1000원, 연간 1만원을 납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예약이 순식간에 끝나는 소아청소년과를 다니는 이들이라면 선택의 여지 없이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이용자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똑닥’으로 예약을 받는 환자만 받는 병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아픈 사람은 누구나 찾을 수 있어야 할 병원이 특정 유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진료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진료가 가능함에도 특정 예약 방법만 유도한다면 진료거부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진료거부는 자격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이나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C병원이 위치한 강남구 보건소 관계자는 “의료법 위반 사항이라 조사를 하려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라며 “조사를 위한 근거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문서로 민원을 올려줘야 빠른 조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픈 상황에서 진료를 거부당했더라도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제기를 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결국 비대면진료 활성화를 추진 중인 정부의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배려와 꼼꼼한 제도설계가 필요한 부분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비슷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보도블록에 새겼어야지" 250만원짜리 '이완용 비석', 결국...
- 돈가스 3kg으로 85명 배식…세종 어린이집 원장, 결국 재판행
- [단독]미국 장기채 엔화로 투자…서학개미 '최애 ETF' 韓 상륙
- "끝날 때까지 끝난 것 아냐"…부산·로마·리야드 막판 표심잡기 경쟁 [MICE]
- “대표 선수면 자기관리 해야” KFA, 당분간 황의조 발탁 없다... 클린스만도 존중 의사
- 백종원 기적 통했다.. 정부도 인정한 '예산시장' 살리기
- 인질 석방했지만...아직 ‘9개월 아기’ 잡아둔 하마스
- "집 좀 팔아주세요"…쏟아지는 '영끌족 아파트'
- “유럽보다 1000만원 싸다” 볼보가 공개한 소형 SUV EX30
- 사람에 쏘면 `10㎝ 관통` 불법무기 만든 불체자.."유튜브 보고"(종합)